[사설]유럽 금리인상의 파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09 05:02

수정 2014.11.07 12:57



2000년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럽 은행들이 ECB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때 적용하는 여신 금리 등 주요 부문의 금리를 5차례 인상했다.이와 같은 금리 인상조치는 유로화의 약세 방지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유로화는 지난 7일 0.87달러마저 무너져 사상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세계통화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파운드화와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하여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가 계속 유럽경제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양지역간 금리차가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기본적으로 4.5%인 유로지역 기준 금리는 미 연준의 페더럴펀드 기준 금리 6.5%에 비하여 2%포인트 낮다.따라서 유로 지역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유출되어 유로화가 투매됨에 따라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로화 약세의 근본요인은 유럽 지역 국가들의 경제 회복 속도가 완만한 데 비하여 미국은 신경제에 대한 신뢰로 높은 성장이 지속되어 양지역사이에 경제성장률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또한 올해 들어서 환율 안정을 위한 ECB와 역내 정치권 사이의 정책 조율 실패,유로화의 진로에 대한 ECB의 명확한 의사표시 부재 등으로 외환시장에서 유로지역 정책 당국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저하된 것도 한 요인이다.ECB의 긴축 정책 기조 지속으로 앞으로도 유럽 지역의 경제성장은 둔화될 것이므로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이 자국통화의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특히,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둔화될 수 있으며 외채 부담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최근 두 지역에서 고금리 현상의 지속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수단이 고위험,고수익 투자수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갈수록 시장이 불안정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우리나라에 투자하였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따라서 최근 유럽과 미국의 국제외환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국내기업과 금융기관들의 대외자산 및 부채에 대한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외부적 충격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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