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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투데이―차영준 사장] 30년 한우물 고집…옛 명성 되찾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3 05:03

수정 2014.11.07 12:57


해태음료㈜ 차영준 대표이사 사장(58)은 지난 98년7월 망가질대로 망가진 해태음료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태 계열사 가운데 해태음료를 가장 먼저 건실한 기업으로 정상화시켰다.

해태음료에 부임하기직전 역시 부도난 해태제과 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해태제과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오늘날 해태제과의 영화를 되찾는데 발판을 마련한 전문경영인이다.

해태제과에 이어 부도상태였던 해태음료까지 ‘부활’시켜 그는 ‘부실기업의 메시아’라는 재계의 평판을 받고 있다.

해태음료를 ‘수렁속에서 건진’ 차사장은 “해태음료는 30년동안 한우물만 고집해온 국민기업”이라면서 “그동안 국민들로 받은 사랑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음료회사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5월 해태음료가 일본 히카리 그룹 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히카리그룹에 매각된 배경은 무엇인가.

▲해태그룹은 지난 97년 11월 부도가 나면서 해체됐다.
그후 해태음료를 포함한 해태그룹 계열사들은 각각의 개별회사로 재생의 길을 모색해야 했다.특히 해태음료는 부도후 채권은행이 중심이 돼 해외매각을 추진했는데 수차례의 공개입찰을 통해 지난 99년 11월 히카리 인쇄그룹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컨소시엄에 매각됐다.현재 해태음료의 지분분포는 히카리 인쇄그룹(51%)·아사히(20%)·롯데호텔(19%)·미쓰이(5%)·덴쓰(5%) 등으로 되어있다.
―해태음료가 매각된후 경영성과는.

▲히카리그룹 컨소시엄이 정식으로 경영에 참여한 것은 6월1일부터다.히카리그룹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히카리쪽의 경영지원과 임직원들이 ‘한번 해보자’하는 단합정신이 시너지효과를 발휘,6월부터 매출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으며 6월에만 전년동기대비 약 20%의 매출신장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특히 올 여름시장 매실음료 부문에서 뒤늦게 출시된 해태 ‘참매실’이 단 한번의 전파광고도 없이 시장점유율을 30%대까지 높이는 고무적인 실적을 이뤘다.경영성과는 이같은 임직원의 단결과 히카리의 경영노하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해태음료은 머지않아 잃어버린 옛 영화를 되찾을 것이다.
―해태음료는 해태그룹에서 분리되고 히카리그룹에 인수되면서 완전히 해태그룹과는 다른 회사가 되었다.
왜 해태라는 상호를 계속 고집하는가.

▲해태음료는 30년이상 한눈 팔지 않고 음료산업의 한우물을 고집해온 기업이다.이때문에 해태음료는 항상 소비자의 곁에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해태는 늘 국민들 가까이에 있었던 기업이다.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 성숙한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그동안 소비자들이 해태에 베풀어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해태음료라는 사명을 유지키로 결정한 것이다.
―앞으로 해태음료의 경영방침은.

▲고객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젊고, 투명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예를 들어 해태음료에서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의 원료는 우리 농산물이다.중국산 등 수입원료를 사용하면 원가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지만 고객의 건강을 위해서 해태는 국산만을 철저히 고집하고 있다.이처럼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에서도 늘 고객을 생각하면서 기업활동을 펼쳐갈 방침이다.또한 기업은 오랜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항상 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감각과 경영마인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특히 음료회사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 많기 때문에 이같은 감각과 마인드가 더욱 절실하다.
-거듭 태어난 해태음료의 경영비전 및 목표는.

▲단기적으로 2년이내에 부도이전과 같은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이다.IMF체제를 거치고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음료시장도 매출 및 전체 시장규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그러나 해태음료는 부도상황이라는 특수한 경영환경 때문에 지금까지 시장성장속도에 걸맞는 장사를 하지 못했다.장기적으로는 5년이내에 기업공개를 실시할 계획이다.해태음료를 건실한 우량기업으로 만들어 기업공개시 주주와 임직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각오다.이런 과정을 겪으면 해태음료는 머지않아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음료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해태음료 차영준 대표이사 사장 약력

▲61년 광주상업고등학교 졸업

▲70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69년 서울은행 입사

▲77년 대한방직㈜ 차장

▲82년 해태상사㈜ 경리부장

▲84년 해태상사㈜ 이사

▲85년 대아상호신용금고(해태그룹계열) 이사

▲86년 ㈜코래드 이사

▲89년 ㈜코래드 상무이사

▲94년 ㈜코래드 전무이사

▲96년 외환할부금융㈜ 부사장

▲97년 해태제과㈜ 사장

▲98년 해태음료 사장

/해태음료 차영준 사장
/ simpson@fnnews.com 김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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