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안 계속되는 국제유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3 05:03

수정 2014.11.07 12:57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유값이 불안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한국경제를 위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2일의 국제원유가격은 텍사스 중질유가 배럴당 36달러, 브렌트유가 34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OPEC이 합의한 증산량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열린 OPEC 회의에서는 오는 10월1일부터 하루 80만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했으나 지금까지도 목표랑보다 70만배럴을 더 생산해 왔기 때문에 실질적인 증산량은 10만배럴에 불과한 것이다. 미국의 석유재고량이 24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사실도 원유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연말까지 4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유가동향은 제3차 오일쇼크를 몰고 올 것으로 보아 틀림없다. 73년 10월의 중동전쟁 이후 국제원유값은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무려 4배가 치솟았다. 8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에는 14달러에서 35달러로 2.5배 뛰었다. 그때를 각각 1, 2차 오일 쇼크라 하여 전세계가 비상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작년 평균도입단가가 16달러에 불과하던 유가가 이미 두배 이상 오르고 연말까지 40달러 이상 오른다면 그 타격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나다.

그러나 우리의 대응은 너무나도 안이하다. 국제유가가 1년사이에 두배 이상 올랐는데도 소비량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고 있는 사실이 에너지소비 불감증을 말해준다. 우리의 원유소비량은 90년대 90%이상 늘었다. 미국은 장기호황에도 같은기간 9%증가에 그쳤다. 에너지소비효율이 일본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한 사실도 우리의 낭비를 반증한다.

기름 한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로서는 소비를 줄이는 길 이외에 다른 대책이 없다. 소비를 줄이려면 범국민적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세제를 비롯한 제도적 장치를 통해 절약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석유의존도를 줄이는 기술개발과 생산성향상 그리고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시급하지만 당장은 교통세와 특별소비세의 탄력적운용을 통해 가격안정을 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내년도 세제개편안도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10부제의 확대도 검토대상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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