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 잡자˝…日 조선업계 3社 체제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4 05:04

수정 2014.11.07 12:56


‘조선왕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한 일본 조선업계의 재편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일본 조선업계는 ‘타도 한국’을 외치면서 제휴와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2차대전 이전부터 유지해온 7사 체제가 3사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시가와지마하리마(石川島播磨)중공업, 가와사키(川崎)중공업, 미쓰이(三井)조선 등 대형 3사는 13일 조선사업 가운데 상선분야에서 포괄적인 제휴협정을 체결했다.영업·설계·기술개발·구매·생산 분야에서의 인적 교류 등 5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골자다.또 앞으로 6개월 안에 조선사업을 분사화 통합하는 문제를 최종 결정키로 했다.
일본 조선업계 2, 4, 5위인 이들 3개사의 조선부문이 통합될 경우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3085억엔(약 3조원) 규모의 일본최대 조선업체가 탄생하게 된다.통합에 합의하면 1∼2년 안에 공동출자로 새 회사를 설립한다.
업계 1위인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3위인 히타치(日立)조선과 6위 NKK는 조선사업의 통합을 겨냥한 제휴교섭을 추진하고 있다.업계 7위인 스미토모(住友)중기계공업도 2003년 4월까지 이시가와지마하리마 쪽으로 통합이 예상돼, 일본 조선업계는 결국 3대 업체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조선업계가 이처럼 재편을 서두르는 이유는 엔고 추세에다 한국업체들의 공세로 ‘이대로 가다간 모두 죽는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러나 업체별 조선부문의 비중 차이나 임금·기술력 격차 등으로 통합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지난해 한국의 조선수주는 1184만t인데 비해 일본은 869만t으로 6년만에 한국에 역전당했다. 일본이 우위를 유지해 오던 LNG(액화천연가스)선이나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마저 한국에 밀리고 있어 충격이 크다.

지난해 LNG선 등 가스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의 비율(합계)은 한국이 약 30%인데 비해 일본은 4%에 불과했다.반면 부가가치가 낮은 일반화물선의 비율은 일본이 57%로 나타났다.지난해 한국의 현대중공업 등 대형 5개사의 연간 조선량이 약 711만t에 이른 반면 일본 대형 7개사는 415만t으로 역전된 데 이어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또 선가나 기술개발 등의 주도권도 한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 iychang@fnnews.com
/도쿄=장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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