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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리당략'현실정치의 벽…여야 소장의원 공동성명 배후설로 무산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4 05:04

수정 2014.11.07 12:56


국회정상화를 촉구하는 여야 소장파의원들의 ‘항명성’ 공동성명이 사실상 무산됐다.
공동성명이 무산된 표면적인 이유는 한빛은행 부정대출 사건에 대한 특검제 실시와 여야 지도부 사퇴 등을 둘러싼 이견때문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양측의원들의 상호 불신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국회정상화를 촉구 하기 위한 공동성명의 순수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여야 소장파의원들은 성명 논의과정에서 서로의 의도를 의심하게 됐고 나중에는 배후설까지 불거지면서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 의해 배후로 지목된 한화갑 최고위원은 15일 한나라당 김기배 사무총장에게 “정치를 했으면 정직하게 했지 그런(공동성명) 술수는 쓰지 않는다. 지난 8일 소장파 모임도 내가 말렸다”며 항의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측은 공동성명을 주도한 의원들이 한 의원과 친분있는 인사들이라는 사실이 ‘한화갑 배후설’의 원인이 됐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초 민주당 김태홍 정범구 장성민 최용규 이호웅 김성호 의원과 한나라당 김원웅 안영근 서상섭 심규철의원 등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모두 네차례 모임을 갖고 남북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즉각적인 국회정상화,영수회담 개최를 통한 경색정국 해소 등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논의해왔다.특히 15일 모임에서는 한빛은행 대출비리 의혹사건에 대한 특검제 실시를 공동성명에 삽입하느냐를 놓고 집중적인 논의를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무산’을 선언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씨’가 살아있음을 강조했지만 서로의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특히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은 공동성명 추진이 한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으로까지 비화되자 적지않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사건은 국민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국회에 입성했던 소장파의원들도 당리당략이라는 현실 정치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pch@fnews.com 박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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