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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 개막식 표정…호주 자연·역사 그려낸 대서사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5 05:04

수정 2014.11.07 12:55


뉴밀레니엄의 평화로운 세상,‘굿데이(G’day)’가 열렸다.

15일 오후 5시(이하 한국시간) 시드니 홈부시의 올림픽파크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개막식은 남북한과 호주 등 전 세계 200개국에서 1만6600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해 사상 최대규모로 치러지는 올림픽답게 호주의 대자연과 역사를 그려내는 대서사시로 4시간 동안 성대히 펼쳐졌다.

먼저 식전행사는 11만8000 관중이 스타디움을 꽉 메운 오후 4시부터 1시간동안 열렸다.

호주 원주민(애보리진) 소개에 이어 ‘굿데이 굿데이,여러분은 진정한 세상의 영웅들입니다’라는 제목의 환영과 감사의 노래가 뒤따랐고 초대형 멀티비전에서 ‘이매진’을 부르는 존 레넌과 맹인가수 스티비 원더의 모습이 비친 뒤 합창단이 유엔과 올림픽기를 흔들며 인류평화의 노래를 불렀다.

시드니 하늘에 어둠이 깔린 5시. 남녀 100명의 기마대가 입장,운동장을 돈 뒤 빙 둘러서자 ‘굿데이’가 쓰인 대형 올림픽기가 대지를 덮듯 공중에서 활짝 펴졌다.

이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윌리엄 딘 호주총독이 손을 잡고 본부석으로 들어왔고 호주 남성 4인조그룹 ‘휴먼 네이처’가 부르는 호주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기마대가 물러갔다.


다음은 개막식의 꽃인 예술공연. ‘심해의 꿈-개벽-불꽃-자연-개척-도착-영원’ 등 7가지 테마순으로 펼쳐진 공연은 호주대륙의 탄생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표현하면서 인류평화와 발전을 기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어 벌어진 것은 이주민과 원주민 간 화합의 춤판. 화해와 이민의 물결을 표현하는 다리가 무대 중앙에 세워진 뒤 그 위에서 소녀가 아름다운 꿈의 노래를 불렀고 소녀의 노래에 스타디움은 황홀경에 빠졌다.

대규모 마칭밴드의 연주 속에 고대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부터 영문 알파벳 순으로 각국 선수단이 들어와 7시30분까지 입장을 완료했다.

하이라이트는 사상 최초 동시입장을 성사시킨 남북한. 남북한 선수단이 하나로 뭉친 ‘코리아’는 행진곡풍으로 편곡된 아리랑 반주 속에 케냐에 이어 96번째로 입장,전 세계에 한 민족임을 선포했다.

남북한 동시입장은 김운용 IOC집행위원이 북한의 장웅 IOC위원과 함께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행진,‘코리아’ 선수단을 선도했다.

7시30분 올리비아 뉴튼 존과 존 판험이 ‘꿈꾸고 싶어요’를 열창한 뒤 곧 윌리엄 딘 총독이 불어와 영어 순으로 올림픽 개막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바네사 아모로시가 ‘영웅들이여 영원하라’를 부르는 사이 본부 오른쪽 스탠드 상단에서 그라운드 넓이의 흰색 천이 흘러 내려왔고 흰색 천 위에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의 형상이 그려질 때 올림픽기가 무대에 등장했다.

올림픽기가 올림픽 찬가 속에 게양된 뒤 선수와 심판 대표가 페어플레이와 공정한 판정을 다짐하는 선서를 했다.


개막식의 대미를 이끌 가수 티나 아레나의 노래 ‘불꽃’에 분위기는 절정에 올랐고 노래가 끝나는 10시께 오른쪽 스탠드 하단 입구에서 성화 주자가 나타나 3명의 주자를 거친 뒤 베일에 가렸던 마지막 점화자에게 성화를 넘겼다.

/시드니=파이낸셜뉴스·스포츠투데이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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