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대우차 인수포기]자동차업계 반응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 컨소시엄과 제너럴 모터스(GM) 등 대우자동차 인수전에 참여해온 자동차사들은 15일 포드가 대우차 인수 포기를 발표하자 대우차 인수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업체는 특히 이근영 금감위원장이 기존 입찰에 참여한 현대-다임러와 GM 중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각기 제시한 인수조건이 적정하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대우 구조조정협의회와 채권단이 내놓을 추후입찰절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대우측이 내놓을 추후 처리방침을 지켜보며 향후 대응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면서 “당초 방침대로 대우차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또 다른 관계자는 “포드의 대우차 인수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이같은 돌발사태가 일어나 솔직히 당황스럽지만 어차피 기회가 온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특히 인수가격이 GM보다 훨씬 높아 조건이 크게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M의 대우차 인수추진팀 관계자는 “그동안 포드와 대우와의 협상을 예의주시해왔다”며 “대우자동차 인수에 관한 기본적 관심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혀 기존방식대로 대우차 인수를 재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GM은 특히 지난 6월말 우선협상 대상에 실패한 이후에도 앨런 패리튼 GM 전략적제휴본부장을 팀장으로 한 대우차 인수추진팀 인력을 그대로 유지해왔다.

당사자인 대우차는 “포드의 내부 결정사항임으로 뭐라 말할 수는 없다”며 “그동안 내부 직원들이 포드에 매각되는 것으로 알고 열심히 일했으나 포드가 포기를 선언함으로써 사내 직원들간에 불안감이 확산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그는 이어 “앞으로 새주인이 선정될 때까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채권단에서 지원을 신속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지난 1일 출범한 르노 삼성차는 “자동차 산업의 일원으로서 포드의 포기가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다”며 “큰 기둥중 하나인 대우차가 빨리 정상 가동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품업체들은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대우차 부품업체들은 “포드의 포기로 인해 대우차 새주인 선정이 지연될 경우 내년도 사업계획이 안개상황에 휩싸이게 되는 등 소용돌이국면에 접어들게 된다”며 “만약 현대차가 또다시 대우차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국내자동차 시장의 독점 문제는 또다시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반면 현대차 부품업체들은 “대우차를 포드가 단독 인수함으로써 국내 자동차 산업과 부품업계는 공멸할 수 있는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환영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대우차 직원이나 관련 부품업체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채권단은 하루속히 재협상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포드의 포기로 국내자동차산업 및 부품업체의 상당한 손실 뿐 아니라 대내외 이미지에도 크게 손상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e-mail]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