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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선박매각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7 05:04

수정 2014.11.07 12:54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유동성확보 방안중의 하나였던 선박 매각을 본격화한다.17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4411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선박인 ‘현대 배론호’와 ‘현대 애드머럴호’ 2척을 유럽계 선사에 매각하기로 최종 합의했다.매매가는 척당 3500만달러(385억원).
현대상선은 그러나 선박 매각에 따른 영업 지장을 막기 위해 선박 명칭과 선박 항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세일 앤드 차터 백’(매각 후 다시 빌려 씀)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은 현대그룹이 지난 5월말 3조4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 계획 외에 계열사들의 타회사 주식지분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2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는 자구계획안에 따른 것으로 현대상선의 경우 컨테이너선 2척,자동차 운반선 2척,석탄 운반선 3척 등 모두 7척이 매물로 나왔다.현대상선은 또 자동차 및 석탄 운반선 5척을 매각하기 위해 현재 외국 선사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늦어도 11월말까지 계약을 마무리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중고선 시세가 전체적으로 지난 98년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여 선박 매각이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컨테이너선 매각으로 생긴 770억원 가량의 여유 자금은 부채 감축 등 유동성 확보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선박 매각이 현대상선의 유동성은 물론 주가부양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우선 해운운임의 수직상승에 따른 영업실적 호전에도 불구,계열사에 대한 과도한 출자(1조5555억원)로 순이자비용(1956억원)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43.7%나 증가해 이 정도의 매각자금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것이다.또 지난 97년말 대비 자본금이 260% 증가해 주식 공급이 과다하게 늘어났고 대북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아산에 대한 출자(1240억원)와 현대건설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계속돼 투자심리가 악화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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