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우차 매각실패 책임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8 05:05

수정 2014.11.07 12:53


미국 포드자동차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는 우리경제에 치명적 손실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크게 걱정이 된다.대우차 매각 실패로 벌써 주가는 대폭락, 원화환율과 금리는 동반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채권단의 추가지원자금 및 매각가격 하락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금융권 추가부담과 기업의 자금난 심화, 대우차 경영 및 수지악화, 협력업체 위기 등 모든 문제를 포함하면 10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문제는 이와 같은 손실로 공적자금의 소요액은 크게 증가하고 결국은 국민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대우차 매각실패의 원인은 우선협상 대상자로 포드 1개사만을 선정한데다 입찰가격을 공개한 점 등으로 지적되고 있다.대우 구조조정추진협의회 오호근 의장은 빨리 매각하기 위해 조건이 좋은 포드만 선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변명하고 있다.그러나 인수가격이 5조∼6조원에 이르는 경쟁입찰을 1개 업체만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은 국제입찰 관행에서 상식밖으로 알려지고 있다.자동차업계에서 이와 같은 문제를 지적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철저히 무시해 대우차 매각에 실패하고 국민 부담만 늘어나게 한 것은 그 책임을 면키 어렵다.

더욱이 입찰가액의 일정비율을 이행보증금 형태로 부과해 인수포기에 따른 배상책임을 물어야 하는데도 1차 인수제안서를 구속력이 없도록 한 것도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자문업체 선정과정에서도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거기다 대우구조협 오 의장이 고문으로 있는 투자은행 라자드가 뒤늦게 대우차 매각에 관여해 입찰방식과 관련한 올바른 자문을 받을 수가 없었다는 논란도 일어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국제유가 급등과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경제가 크게 불안한데 실물경기마저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국면이라 대우차 매각 실패는 국가신인도까지 하락시켜 한국경제를 또다시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대우차 매각 실패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하면서 대우문제를 신속히 해결하여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다.그러나 우리경제에 막중하게 부담을 주고 있는 대우차 매각협상을 신중하게 처리하지 않아 국민의 부담만 가중시킨 책임을 묻지 않으면 또다시 이런 실패가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