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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추스르자(1)]정부는 위기를 직시하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8 05:05

수정 2014.11.07 12:53


경제를 다시 추스려야 한다.


외환위기 극복에 쏟았던 지난 3년간의 노력이 다시 물거품이 되려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주가 대폭락과 원화와 채권가격의 동반 폭락이 일어난 18일 서울 금융시장의 흉흉한 모습은 한국경제가 그동안 누려온 외환위기 극복 모범생이라는 타이틀을 송두리째 앗아가려 하고 있다.


국제유가폭 등으로 잘나가던 국내 경제가 침몰의 위기를 맞고 있고 각종 국내 금융지표들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설상가상 미국 포드사의 대우자동차 인수계획마저 무산되면서 국내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의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특히 대우차 매각무산은 국내 기업,금융구조조정의 근간을 뒤흔드는 치명적 악재로 지목되고 있다.대우차 매각무산은 국내 기업,금융구조조정의 핵심인 대우문제해결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겹치기 악재출현으로 국내 수출경쟁력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가가 폭락하고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과 시장실세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우리경제는 이른바 수출가격경쟁력과 주가,원화가치,채권값이 동반폭락하는 4저,4중고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허약한 위기대처 능력이다.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 불안문제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그때마다 배럴당 25달러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안주해 왔다.또 정부일각에서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이 국제유가 급등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위하기도 했다.그러던 정부가 이제와서는 국제유가 폭등의 몫을 모조리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어 원성이다.

대우차 매각협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정부가 미국 포드사 한곳 만을 우선매각 협상자로 지정,대우차를 매각하려 했다가 포드측이 인수를 포기하자 갈피를 잡지 못한채 허둥대고 있다.협상력부재를 탓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금융시장 안정대책도 이미 발표했던 방안을 재탕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여기에 각종 민생 및 구조조정 현안을 처리해야할 국회는 공전에 공전을 거듭하는 등 위기불감증에서 좀처럼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국회·기업·국민 등 경제주체들의 대오각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파이낸셜 뉴스는 총체적 혼란상황에 빠진 우리경제의 핵심 분야를 긴급 진단하고,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경제를 추스리자’시리즈를 3부,총 9회에 걸쳐 연재한다.

/ fncws@fnnews.com 최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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