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BIS비율 맞추기 급급…은행, 국고채 '사자'열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8 05:05

수정 2014.11.07 12:53


2000년들어 은행권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데 급급,대출이나 회사채 인수보다는 국고채 매입에 열을 올려 7조원어치 가까이 국고채를 집중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이나 회사채 인수의 경우 해당 기업이 부도날 경우 원리금을 떼일 위험을 감안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BIS 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반면 정부가 보증하는 국고채는 ‘부도 리스크’를 나타내는 위험자산 가중치가 ‘제로’다. 따라서 아무리 국고채를 사들여도 BIS 비율이 떨어지지 않는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8월말 현재 국공채 보유규모가 10조7430억원으로 시중은행중 수위를 달렸다. 지난 1월말에는 9조7420억원이었으나 7개월간 1조7000억원 이상 늘여났다.


국고채를 가장 많이 사들은 은행은 국민은행으로 무려 1조9795억원어치를 샀으며 신한은행은 2위였다.

이어 한빛은행이 1조1536억원,한빛은행이 1조141억원,하나은행이 8479억원,주택은행이 6471억원어치를 각각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체 은행권의 국공채 보유 증가세는 이어졌으나 외환은행만은 8월말 현재 6조3942억원으로 1월말보다 1조513억원이 줄어들었다. 주거래업체인 현대그룹의 자금난과 관련 관련, 유동화에 유리한 국공채를 대량 매도한 데다 최근 통안채를 정리했기 때문이다.

국고채 매입에 적극 나섰던 은행들은 회사채 매입은 기피해 대부분매입규모가 1000억원 미만에 머물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유동성 확보와 함께 BIS비율을 높이려고 국고채를 대량 매입했다”며 “이는 정부의 국고채 시장 활성화 방안과도 호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은행들이 국고채만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산업자금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외면하는 것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이 겉돌고 있다”며 “국공채의 금리가 1999년말 8.0% 이상에서 7.0% 대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불구하고 최근 금융기관의 국공채 대량 매입은 자금 전달의 왜곡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