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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악재로 금융시장 대혼란

임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8 05:05

수정 2014.11.07 12:53


유가 폭등,반도체값 급락,포드 대우차 인수 포기 등 3대악재가 국내 금융시장을 대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투자심리가 급랭하며 주가,채권가격,원화가치 등 3대 주요경제지표가 일제히 폭락하는 ‘트리플 폭락’을 보였다.

◇봇물터진 악재와 시장반응=경기정점 논란과 금융시장 수급불안,금융구조조정 지연 등 내부악재와 유가 폭등,반도체값 급락 등 외부악재로 비틀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포드사의 인수포기 충격이 마치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처럼 경제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원점으로 돌아간 대우차 문제는 기업구조조정의 차질과 채권단의 추가부실 발생에 따른 금융구조조정의 지연,외국인의 직접투자 감소로 연결돼 자금시장과 외환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회사채만기가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11월,12월을 앞두고 기업의 자금난에 따른 부도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유가급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로 제조업체들은 대응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원자재값 급등에 원화환율 급등까지 겹쳐 수입업체 등 무역전선도 비상등이 켜졌다.


18일 주식시장은 포드의 인수 포기에 따른 구조조정 지연 불가피론이 확산되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현대전자,은행주 등을 집중 매도하는 가운데 개인들의 투매까지 가세,종합지수가 600선이 붕괴되며 한때 사상최대하락폭인 75.42포인트가 빠지며 99년 3월5일(종가기준538.19)이후 최저수준인 552.78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한때 사상최대의 하락폭인 11.49포인트 하락한 87.76까지 떨어져 99년 4월6일(종가기준 84.86)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금시장도 은행 등의 추가부실 발생 우려로 기업자금난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채권수익률이 일제히 급등했다. 3년만기 국고채가 지난 주말보다 0.18%포인트 상승해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며 다시 8%대로 진입했고 통안채 2년물도 0.17%포인트 급등해 7.95%를 기록했다. 3년만기 회사채는 0.05%포인트 상승한 9.01%로 9%대로 올라섰다.

추석이전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외환시장도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매도와 달러의 강세영향으로 달러공급이 갑자기 줄며 원화가치가 폭락하는 양상을 보여 한때 18원이나 폭락해 1138원을 기록했으나 진념 재경부장관의 대책발표로 1132원으로 반락했다.

◇회생의 전제조건과 시장전망=전문가들은 이같은 3대 경제지표의 적신호와 관련 “포드사의 인수포기 충격이 파장의 단초를 제공했지만 금융구조조정 등 개혁이 삐걱거리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지적하며 “사태의 해결을 위해서 예전에는 국내문제만 해결되면 됐지만 지금은 유가급등,반도체 가격하락 등 외부변수가 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더 힘들게 됐다”고 전망하고 아직도 한국경제가 천수답경제의 체질을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근모 굿모닝증권 전무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국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돼 금융지주회사법,공적자금 투입 등 금융구조조정이 원만히 진행된다면 자금,주식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주식시장은 몇포인트까지 지수가 하락할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순매도로 전환한 외국인투자가를 대신할 수 있는 국내기관의 매수여력 회복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악재로 증시의 앞날도 암울하다. 경제의 거울인 주식시장이 연초대비 반토막신세로 전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어 더욱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시장안정대책이 실기한 것같다”고 분석하고 “당분간 약세는 불가피하며 외국인이 매도를 멈추거나 기관이 적극개입할 때까지 투자를 기다려야 할 때”라고 경고한다.

자금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전망과 관련,대체로 “금리상승을 막을 수 있는 특별한 요인이 없어 당분간 지표금리는 상승분위기를 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개진하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외환시장 전문가들도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의 영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주식시장이 안정을 찾아야 외환시장도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환율은 1120원대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limgh@fnnews.com 임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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