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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업·기업인] 인터뷰…데이비드 제롬 GM코리아 사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9 05:05

수정 2014.11.07 12:52


데이비드 제롬 GM코리아 사장(41)은 언뜻 짓궂은 개구쟁이처럼 보인다.그러나 그는 미국 해병대 장교 출신답게 리더십이 탁월하고 사원 개개인을 아낀다는 사내외의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92∼95년 GM코리아의 사업총괄 대표를 지낸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다시 부임했다.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한국내 근무를 자청했기 때문이다.
제롬 사장에게 90년대 초반과 달라진 한국 자동차산업의 변화상을 묻자 “글로벌화와 제품의 다양화”라고 답했다.그는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삼성-르노·대우의 국제입찰 등 국내 자동차산업은 분명히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다”며 “이런 세계화 추세로 90년대 초반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존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으며 제품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세계화는 국내 자동차업체의 경영 투명성을 제고시키고 주주에게는 보다 나은 이익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의 최대 자랑거리는 ‘종업원’=제롬 사장은 “GM의 최대 강점은 사람”이라고 밝혔다.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GM은 종업원들이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며 개인은 이를 통해 더욱 발전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GM은 직원 상호간 대화의 창구를 활짝 열어 놓음으로써 이해와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GM이 자랑하는 최고의 인재들이 배출된다”고 덧붙였다.
제롬 사장은 GM코리아 내에서 ‘열린 대화’를 통해 직원과의 벽을 허물고 있었다.그는 “GM코리아는 GM 전세계 계열사의 강점을 결집한 기업”이라며 “영업사원을 비롯해 모든 직원들이 열린 대화를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GM코리아는 영업 사원을 포함, 전 직원이 한국인”이라고 말한 뒤 “열린 대화를 통해 상충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어 의사 소통이나 경영상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이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맡은 바 직분에 묵묵히 최선을 다해주고 있어 언제나 감사한다”며 “덕분에 나의 역할은 그들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GM이 갖고 있는 강점들을 한국 시장에 전달해주는 것 뿐이다”고 전했다.

◇GM코리아의 국내시장 전략=제롬 사장은 지난 6월 대우차 1차 입찰에서 탈락한 뒤 GM의 아시아 및 한국 시장 전략이 “눈에 보이는 차이는 없다”고 말한 뒤 “한국 시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에 있어 주요 시장이기 때문에 GM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답했다. 제롬 사장은 수입차중 GM 차종이 갖는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지상 최대의 안락함과 친환경적인 성능, 그리고 여타 수입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지비를 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롬 사장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일본차 공략에 대해 “이미 도요타의 렉서스는 우리에게 친숙하다”며 “수입 개방화 조치로 더 많은 일본차량이 수입될 것이고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세계화의 한 단계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일본차의 수입 자유화에 따른 대응책에 대해 문의를 많이 받아왔다”며 “세계적으로 GM은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많은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고 따라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 활성화될 듯=제롬 사장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현재 1%에도 못미치는 이유를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입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특히 직장내 상관보다 고급차를 소유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로 되어있는 사회 분위기속에 대부분 대형차로 구성된 수입차는 그동안 설땅이 적었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여러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대형차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소유 차량에 대한 위계 질서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인해 수입차를 비롯한 대형차에 대한 국내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수입차시장의 미래를 낙관했다.

그는 또 “GM의 ‘사브 9-5 2.3ℓ’가 지난 7월 한덕수 외교통상부장관 관용차로 선정된 것은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며 “이러한 한국 정부의 개방 정책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화 마케팅’에 역점=GM코리아는 지난 6월 9일 논현동 전시장에서 유명 재즈가수인 윤희정씨를 초청, ‘재즈 나이트 콘서트’를 개최했다.국내 자동차 전시장에서 라이브 재즈공연이 개최된 것은 이 행사가 처음.GM코리아는 전시장 전체를 콘서트장으로 꾸미고 100여명의 고객들을 초청했다.

또 지난 15일 논현동 GM 오토월드 전시장에서는 지난 8월 한달동안 진행된 웹사이트(www.gmautoworld.co.kr)이벤트에 대한 ‘고객 초청 행사’가 이루어졌다.이날 행사에서 GM코리아는 이벤트 행사에 참가했던 2000여명의 네티즌중 16명을 추첨, 올림픽 참관 티켓과 행운권을 전달했다.

제롬 사장은 “GM코리아는 앞으로도 한국 고객에게 친밀감을 주고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사회에 기여 모색=제롬 사장은 “GM은 단순한 자동차 메이커에서 벗어나 사회 전분야에 도움을 주길 희망하고 있다”며 “다만 GM코리아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회사업 전개에 대한 발표가 없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GM은 세계 각지에서 암·마약 퇴치 등의 연구개발 프로젝트 참여, 장학·교육 사업, 친환경적인 자동차의 출시 등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 시도하고 있다”며 “GM코리아도 조직이 안정되는대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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