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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선 펩시가 ´위험물질´

곽인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19 05:05

수정 2014.11.07 12:52


시드니 올림픽 경기장에 들어가려면 입구에서 가방 검사를 맡아야 한다. 칼이나 총 등은 당연히 압수 대상이다. 한가지가 더 있다. 펩시콜라 역시 ‘위험물질’로 분류된다. 펩시를 내놓지 않으면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무사통과다.


올림픽 공식 스폰서 기업과 비(非)스폰서 기업 간에 장외 마케팅이 치열하다.수천만 달러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낸 스폰서 기업은 비스폰서 기업의 이른바 ‘복병 마케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에 맞서 비스폰서 기업은 틈만 나면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최근 경기장 안의 한 카페는 ‘댐퍼’라는 메뉴를 없애라는 지시를 받았다. 베이컨 계란말이 요리인 댐퍼가 스폰서인 맥도널드의 ‘에그 맥머핀’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장 밖에서도 감시의 눈길이 번뜩인다. 스폰서 기업의 전유물인 광고 게시판을 허락없이 세웠다간 벌금을 물어야 한다. 또 ‘시드니 2000’ 로고나 오륜기를 무단 사용할 경우 법적 제재를 각오해야 한다.

스폰서끼리도 견제가 만만찮다. 미디어 센터의 삼성TV는 모든 로고가 까만 테이프로 보기싫게 가려져 있다. 삼성은 휴대폰 등 무선기술 분야의 공식 스폰서지만 TV·오디오 분야은 일본 파나소닉이 독점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틈새를 파고들려는 비스폰서 기업의 노력도 끈질기다.
콴타스 항공은 호주출신 올림픽 스타들의 이미지를 활용한 대대적인 광고를 펼쳤다. 이 결과 호주인들은 올림픽하면 공식 후원사인 안셋항공 보다 콴타스를 더 떠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발끈한 안셋이 콴타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두 회사는 법정에 가기 직전 겨우 합의를 보는 선에서 장외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 paulk@fnnews.com 곽인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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