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자리잡은 한국의 위치가 불안하다.일본,대만의 맹추격이 가속화되고 있고 중국이 반도체 시장의 맹주자리를 향한 진출채비를 갖췄기 때문이다.최근의 경제상황과 한국의 효자 수출품목이 반도체인 점을 감안하면 비상이다.
◇기지개를 편 중국=18일 산업자원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낮은 인건비, 잠재력이 풍부한 현지 시장 등으로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중국 정부는 최근 자국 전자산업의 기반 확충을 위해 반도체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상하이를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후아홍은 NEC, 후아징은 도시바, 벨링은 프랑스 알카텔, 후아위는 후지쓰와 각각 제휴를 맺었다.주로 비메모리 반도체분야이며 아직 단순가공 수준이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자국내의 막대한 수요를 발판으로 생산 규모와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몇년 뒤에는 한국, 일본, 대만업체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일본의 재 도약=최근 일본 반도체 업체들은 자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NEC,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전기, 후지쓰 등 일본의 5대 반도체업체들은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에 사상 최대인 9000억엔을 쏟아붓고 있다.
설비 투자는 한국업체가 강세를 보이는 D램 대신 플래시메모리, S램, 개별소자(디스크리트) 등 정보 가전용이나 통신용 반도체에 집중됐다.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에 주력해 생산 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재개한 한국=한국 반도체업체들의 올해 투자 규모는 11조원 이상이다.사상 최대다.삼성전자는 대용량 D램 전용 생산라인에 이어 비메모리 생산라인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현대전자도 이천,청주,구미 공장의 D램과 비메모리 생산설비의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파운드리전문업체를 선언한 아남반도체와 동부전자도 각각 설비 보완과 신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국 반도체업체들은 이같은 생산 확대를 통해 대만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려 반도체 생산 대국의 아성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맹추격하는 대만=대만 업체들도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은 물론 D램 공장의 설비를 대대적으로 확충해 반도체 생산 강국의 야심을 키워가고 있다.세계 최대의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와 UMC는 아시아 반도체업체로는 처음 12인치 웨이퍼 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윈본드, 파워칩, 프로모스, 난야 등 D램 업체들도 한국과 일본 업체에 앞서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건설해 D램 생산 주도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 khkim@fnnews.com 김기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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