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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예금 회사채투자 논란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0 05:05

수정 2014.11.07 12:50


우체국예금으로 채권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진념 재정경제부장관은 지난 19일 시민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우체국 예금을 동원해 10조원 규모의 채권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급격히 불어나고 있는 우체국 예금을 회사채 매입용으로 돌려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이미 할당받은 10조원의 기금도 출연을 머뭇거릴 정도로 불안한 채권시장에 우체국 예금을 투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우체국 예금 운용에 손실이 날 경우 예금 고객에게 확정된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체국예금을 담당하는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고객의 돈을 국고자금처럼 간주하는 자세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삼성경제연구원의 김기현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채권 수급을 호전시킬수는 있지만 우체국 예금의 장점인 안전성을 떨어뜨려 우체국에서도 예금이 이탈하면 시중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금이 일부 우량은행과 우체국으로만 몰리는 상황에서 공적자금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의 마득락 채권부장은 “채권시장을 살리자는 취지를 가진 것으로 이해한다”며 “안전한 채권 위주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신용도가 떨어져 유통이 안되는 채권을 살리자는 취지를 갖고 조성하는 마당에 안전한 채권에만 투자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채권시장 부양효과가 크지 않고 자칫 부실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 예금 급증이 문제시되면서 금리를 계속 낮춰 현재는 예금고 증가추세가크게 둔화된 상태”라며 “신규 자금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기금을 조성하려면 현재 투신사 MMF 등에 투입된 자금을 전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이런 돈을 돌려 쓰겠다면 아이디어를 낸 재경부가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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