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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연체 위험수위…증시폭락 파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0 05:05

수정 2014.11.07 12:50


위기의 조짐이 개인·가계에도 예외없이 번지고 있다.

은행이 개인에게 빌려준 돈을 떼이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개인 신용불량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개인들의 연체율 증가는 증시 침체 때문에 개인들의 자산가치가 크게 줄어들면서 부채 상환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경제의 말초적 세포조직인 개인과 가계의 재정적 어려움이 대량 개인 파산으로 이어지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볼때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더욱 위기국면으로 몰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빛·국민·조흥·외환·신한·하나·한미·서울 등 국내 8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액은 8월말 현재 49조2277억원으로 이중 1개월 이상 연체액은 1조5114억원에 달해 연체율이 3.0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말 2.44%에서 0.63%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98년 이후 꾸준히 낮아지던 추세에서 반전,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IMF환란 직후 98년말에 8.9%, 99년 6월말에 7.9%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속히 낮아져 99년말에 3.51%,올해 3월말 3.45%로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한편 금감위가 엄호성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은행권과 제2금융권으로부터 신용불량거래자로 지정받은 법인과 개인은 ▲97년말 현재 개인 143만4516명,법인 5만5424개 ▲99년말 개인 235만995명,법인 18만1483개에서 지난 6월말에는 개인 236만743명,법인 9만9945개 등 총 246만688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KTB 자산운용의 장성환 사장은 “벤처,코스닥 투자 붐이 일었던 지난해 연말부터 올연초 사이에 대출을 받아 코스닥과 벤처 등 증시에 투자한 개인들이 많은 만큼 증시침체가 계속될 경우 대출 상환기한이 돌아오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개인 파산은 더욱 증가할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가 올들어 코스닥시장 등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가계신용을 크게 끌어썼으나 주식시장의 침체로 투자원본을 회수하지도 못하는 등 투자 실패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돼 개인 파산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국민은행 김오중 자산관리기획팀장은 “올들어 뚜렷한 경기회복세와 함께 가계연체율이 크게 낮아졌다”며 “그러나 8월중 은행의 연체금 회수가 적어진데다 주식투자 실패에 따른 연체금이 쌓이는 등 가계연체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 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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