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 대우차 혼자선 안탄다…˝단독입찰 사실상 불가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0 05:05

수정 2014.11.07 12:50


정몽구 회장은 20일 오전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기아차 인수와 내수 시장의 한계 등으로 단독으로는 대우차 인수가 힘들다”고 밝혔다. 다임러가 인수포기를 선언한 상태라 일단 현대로서도 다임러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다는 입장이다.

정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 정부가 대우차의 고용안정문제로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그러나 현대차 입장으로서는 대우차 인수보다 회사의 경영 안정성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아를 인수한지 1년 10개월밖에 안돼 기아차의 정상화도 벅찬 실정”이라며 “내수시장이 한계에 도달해 현재로서는 대우차 인수가 어렵고 대우차와는 모델도 중복돼 단독입찰은 생각해본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대한 현대차의 입장을 언제든지 바뀔수있는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다임러의 참여가 무산되더라도 이에 준하는 여건을 정부나 채권단이 마련해주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즉 단독으로 대우차를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도다.
뒤집어 말하면 누가 공동책임만 져준다면 단독입찰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입찰 파트너는=김동진 현대차 상용 담당 사장은 20일 “현실적으로 새로운 인수 파트너를 구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대우차 인수전 참여를 위한 본격적인 협의를 당초 다임러의 위르겐 슈렘프 회장이 25일 전략적 제휴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방한때 할 예정이었으나 슈렘프 회장의 방한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28일 파리 모터쇼와 프랑크푸르트 상용차 모터쇼 참가를 위해 대거 출국할 예정인 현대차 수뇌부가 이달 말쯤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본사가 있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해 MOU 체결과 다임러의 대우차 입찰 참여 여부를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현대차는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기보다 다임러를 설득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금여력은 얼마나=현대차 단독의 자금 여력만으로도 대우차를 인수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우선 지난해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발행초과금으로 1조원 정도를 동원할 수 있으며 지난해까지 축적된 이익잉여금도 1조원이 넘고 있다.게다가 3930억원을 기록한 올 상반기 이익잉여금이 최근 영업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연말까지 9000억원의 순익이 가능할 것으로 현대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그리고 21일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현대와 전략적 제휴에 따른 현대차 9% 주식 인수대금 4309억원을 한빛은행에 납입하는 한편 다임러의 현대 자사주 추가 1% 매입과 현대의 상용차 부문 지분 50% 인수 대금 5000억원까지 포함할 경우 현대차는 대략 4조원의 자금 여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가 이처럼 대우차를 인수하는데 충분한 자금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다임러와 이달말 독일 현지에서 본격적인 인수전 참여를 위한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현 입장을 고수할것으로 전망된다.

/ minch@fnnews.com 고창호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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