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북마크]고액 몸값 주고받는 '인질 사업'…생계형 납치 극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1 05:05

수정 2014.11.07 12:50


인질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피랍 사건을 추적해 온 한 보험사에 따르면 몸값을 노린 납치는 지난 8년 동안 70%나 급증했다. 1999년에도 98년에 비해 6% 증가했다.

납치는 대부분 남미와 아시아에서 발생하지만 요즘은 옛 소련에서 분리된 나라에서도 빈발한다.

최근 필리핀 홀로섬에서 이슬람 폭도들이 서방인 인질 7명을 풀어주면서 받은 몸값은 1인당 100만달러로 추정된다. 그 전에 석방된 아시아계 인질 9명의 경우 총 500만달러, 1인당 55만달러 정도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난하고 총기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라에서는 인질사업이 삶의 한 방편으로 자리잡았다. 콜롬비아에서는 납치를 ‘기적의 고기잡이’라고 부른다. 어부가 고기몰이하듯 괴한이 도로를 가로막은 채 ‘인간낚시’에 나선다.

나이지리아 유전지대에서는 석유업체 근로자들이 표적이다. 예멘에서는 여행자들을 납치한 뒤 풀어주는 대가로 공공 토목공사를 유치하는 마을도 있다.

납치사건이 횡행하는 원인으로 빈부 격차와 총기확산을 꼽을 수 있다.
또 군자금이 필요한 반군들은 물론 쥐꼬리 만한 월급으로 연명하는 경찰도 납치사건의 주범이 된다.

인질들은 돈이야 얼마가 들든 자유를 얻고 싶어한다.
그러나 몸값은 총기구입에 사용되고 총기는 다시 납치사건에 동원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전문가들은 납치범에게 몸값을 주지 않는 게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충고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 jslee@fnnews.com 이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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