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 '창구'손님 달갑지 않다…소액고객 수익 도움안돼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1 05:06

수정 2014.11.07 12:50


‘은행 창구고객을 줄여라.’
시중은행들이 은행 수익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소액거래 고객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이른바 ‘마케팅’이 아닌 ‘디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 은행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이를 위해 기존 인터넷 뱅킹 등 전자금융과 현금자동입금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강화는 물론 ▲창구지도 ▲전화 또는 메일발송 ▲크로스셀링(교차판매)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2000만원 이상 예금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DM을 발송,신상품 정보와 함께 우대금리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을 알리고 있다. 또 기존 여신거래가 없고 수신거래만 있는 고객이나 이와 반대되는 고객에게 수시로 전화 또는 편지를 통해 교차판매하는 ‘크로스셀링’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 은행은 최근 본부에 세일서비스팀(SSMT)를 구축,일선 영업점의 수익성 강화를 위한 ‘특별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주택은행도 소액고객 관리 차원에서 ▲70만원 이하 입·지급 거래 ▲계좌이체 ▲통장정리 및 계좌조회 등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이같은 창구지도를 강화한 이후 자동화기기와 창구거래 모두 가능한 금융거래 중 70%가량이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빛은행도 창구고객을 줄이기 위해 종전 인터넷뱅킹-텔레뱅킹-폰뱅킹 등 전자금융과 자동화 기기 확대에 나서는 한편 전화세일이나 DM발송 등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급증하는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쪽으로 소액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금융거래 수수료를 창구보다 대폭 낮췄다. 이 은행은 고객이 1000만원을 송금할 경우 창구에서는 28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CD,ATM은 2400원,텔레뱅킹은 500원,인터넷뱅킹은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조흥은행은 통장이나 카드없이 ATM에서 출금이나 입금,이체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2월부터 시행중이며 한미은행도 18일부터 폰뱅킹가입자를 대상으로 이 서비스 제공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조흥은행은 하루 인출한도가 30만원이던 것을 지난 8월부터 100만원으로 대폭 늘렸으며 한미은행은 하루 70만원으로 설정해 놓았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일부 은행들도 창구고객 줄이기 차원에서 무통장 무카드 서비스를 속속 개발,금융감독원에 상품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선진국 은행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은행들이 창구고객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소액 입출금을 위해 은행 창구에 통장과 도장을 들고 찾아오는 고객을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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