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 선도하는 공공요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2 05:06

수정 2014.11.07 12:49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올들어 8월말까지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말 대비 2%이며, 이중 공공요금이 0.88%포인트를 차지해 그 비중이 가장 컸다.또 8월말까지 공공요금 자체의 전년말 대비 인상률은 6.3%로 지난해 1년간 3.1%의 배를 이미 넘어섰다.

공공요금은 지난 4월부터 의료보험수가가 2차례 오르고 지방의 시내버스 요금도 올랐다.여기에 국공립대 납입금, 상수도, 하수도, 도시가스, 중·고교 납입금, 시외버스 및 고속버스, 철도요금 등도 줄줄이 인상됐다.

여기에 겹쳐 국제 원유가의 급등은 한국경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원유 재고가 바닥나고 동절기로 접어드는데다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석유시추 분쟁으로 고유가 시대가 고착될까 우려된다.태풍 ‘사오마이’ 피해로 무·배추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정부는 국제 고유가에 따라 전력요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전력요금 인상은 또 상당한 물가상승 압력을 줄 것이다.이렇게 대내외적으로 물가상승 요인이 많아 본격적인 고물가 시대가 오지 않나 걱정된다.

공공요금 인상과 관련하여 꼭 지적하고자 하는 점은 공기업들이 얼마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으며 경영합리화를 통해 공공요금 인상요인을 감소시키려 노력했는가이다.그러나 지난번 감사원의 공기업 실태 감사결과는 우리를 분노케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일반국민이 정리해고, 임금삭감 등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공기업은 고통분담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음이 들어났다.누적적자에 허덕이면서도 편법 임금인상에 퇴직금 누진제를 여전히 폐지하지 않은 공기업들이 많았다.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노조를 달래기 위해 162억원의 특별보로금을 지급하는가 하면, 운전사에게 연봉 최고 6100만원을 주기도 하는 등 방만하게 경영하여 국민경제를 좀먹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렇게 공기업을 방만하게 경영해놓고는 공공요금의 인상을 통해 경영적자를 메우려 하는게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나눠먹기식으로 경영해놓고 공공요금이나 인상시키는 안일한 태도는 마땅히 개선돼야 한다.공기업들은 철저한 구조조정과 경영합리화를 통해 공공요금 인상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여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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