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초대석- 제롬 스톨]˝최고의 서비스…내수 15% 목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4 05:06

수정 2014.11.07 12:48


‘나는 한국을 배우고 있습니다.’

제롬 스톨 르노삼성차 사장(46)은 지난 8월 한국에 온 이래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그는 한국을 배우면서 르노삼성차를 알리고 회사를 꾸려나가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정도다.
주말이면 한국에 온 가족들과 함께 고궁도 둘러본다.주말 휴식도 한국을 좀더 알게되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르노삼성차를 외국회사가 아닌 한국회사로 국내에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것이 스톨 사장의 경영 방침이다.

―지난 1일 르노삼성차가 공식출범하게 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앞으로 르노삼성차를 어떤 기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인지.

▲르노삼성차는 삼성의 품질제일·고객우선의 기업문화를 승계하고 르노의 강점인 혁신적 사고방식과 효율을 접목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로 성장할 것이다.
최대 기업보다는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고객 만족을 극대화시키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


―르노삼성차가 언제쯤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가.

▲르노는 오랫동안 이에 대해 궁리해 왔다.주주들 역시 르노삼성차의 손익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무엇보다 제품 결정이나 소비자들에 대한 전략이 필요한데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빠른 시간내 확정지을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르노삼성차의 한국시장 점유율 목표는.

▲전체 내수시장의 15%를 예상하고 있다.이를 위해 오는 2002년쯤 후속차종이 국내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어떤 자동차 회사라도 후속차종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후속차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예를 들어 최근 휘발유와 LPG가격이 인상되고 있다.LPG차종의 경우 유류비 부담은 적으나 차량의 실내공간이 협소해지는 문제점이 있다.소비자들이 어떤 차종을 선호할지 불투명하다.따라서 현재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내년초 결과가 나오면 후속차종을 결정할 계획이다.

―SM5를 1대 판매할 때마다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 있다.앞으로 르노삼성차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삼성차는 오랫동안 이익이 발생하지 않아 르노가 인수하게 된 것이다.현 단계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우선 1대당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는 데 주력할 것이다.또 르노-닛산의 전략적 제휴체계를 활용하고 국내외 부품업체를 연결해 원가절감에 나설 계획이다.모든 종업원들이 1원이라도 아낀다는 수익성 개선문화를 정착시키겠다.

―내수시장에서 삼성차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쟁업체인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또 최근들어 국제 감각을 지닌 외국인을 임원으로 영입할 정도로 국제화에 나서고 있다.반면 우리는 르노,닛산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도움을 받게 된다.이런 점에서 우리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본다.

―대우차 처리향방 및 인수가액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또 대우차 인수에 나설 계획은 있는가.

▲대우차 문제는 국내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큰 이슈중 하나다.솔직히 포드가 인수를 포기해 당황했다.길면 수개월 동안 대우차의 향방이 결정되지 않아 한국자동차 산업에 크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르노의 구매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는데 가장 어려운 질문이 ‘좋은 가격에 구매했는가’였다.그러나 가장 좋은 가격은 사기를 원하는 자와 팔기를 원하는 자가 매매에 합의했을 때 형성되는 것이다.대우차의 인수가액도 이런 시각에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현재 르노가 아닌 르노삼성차에 근무하고 있어 자세히는 모르나 르노는 대우차 인수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르노가 인수한 닛산의 적자가 자칫 르노삼성차를 동반 부실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닛산의 재무구조가 심각해 르노가 자본참여를 한 것이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르노는 닛산의 인수자가 아니라 지분의 37%를 인수한 대주주일 뿐이다.또 현재 르노는 수익을 내고 있는 브랜드로서 재무구조가 튼튼하며 글로벌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따라서 닛산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특히 닛산은 올 1·4분기 이후 경영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한국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중인 걸로 아는데.

▲우선 개인적으로는 한국을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한국에 오기 직전 프랑스에서 도서관을 찾아가 한국에 관한 역사,문화 관련 서적을 많이 읽었다.또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을 포함,4권을 직접 구입했다.현재 한권은 읽었고 나머지 3권도 곧 읽을 예정이다.회사 차원에서는 ‘삼성’이라는 로고를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르노삼성차는 르노와 삼성이라는 두개의 이름이 붙어 있지만 분명히 한국 회사를 모태로 태어난 한국회사다.

―르노삼성차가 향후 도입할 선진마케팅 기법은.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마케팅기법을 도입할 수 있으나 한국 정서에 맞도록 변형시키겠다.한국의 전통 마케팅 기법과 서구의 선진 마케팅 기법을 조화시킨 독창적인 마케팅 기법을 국내 고객에게 꼭 선보이겠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지난 97∼98년 침체됐던 내수시장이 최근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지난 95∼96년의 정상적인 내수시장 규모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으며 최근의 고유가 현상이 어떤 영향을 줄지도 불투명하다.다만 SM5는 중형차이면서도 연비가 좋아 고유가 시대에 효율성 있는 차로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한국 정부나 고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르노삼성차간의 협상과정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르노삼성차가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준 한국 정부에 감사 드린다.고객들에게는 ‘우리 차를 많이 사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제롬스톨 사장 약력

1954년 출생

파리 Ecole Superieure de Commerce de Paris에서 경영학 전공

Centre de Perfectionnement aux Affaires에서 석사학위 취득

1988∼1995년 르노 오토메이션사 사장

1995∼2000년 르노 구매담당 부사장

2000년 9월∼현재 르노삼성자동차(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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