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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웨이 챔피언십] ´땅콩결투´ 김미현 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5 05:07

수정 2014.11.07 12:47


‘슈퍼 땅콩’ 김미현(23·ⓝ016·한별)이 시즌 첫승을 거뒀다. 미LPGA투어에서 12개월만의 정상 복귀다.

김미현은 데뷔 첫 승을 노렸던 장 정(20·지누스)과 연장 끝에 우승했다. 미LPGA투어에서 한국선수끼리 우승을 놓고 사상 첫 연장전이 벌어진 것이다.

시즌 1승에 목말라 하던 김미현은 세이프웨이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에서 우승,12만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김미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에지워터CC(파72·630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더블보기 1,트리플보기 1개로 이븐파를 쳐 토털 1언더파 215타를 기록,장 정과 동타를 이뤘다.


한국 선수끼리 벌인 사상 첫 연장전을 맞은 김미현은 2번째 연장홀인 16번홀(파3·175야드)에서 파세이브에 성공,3퍼팅으로 보기를 기록한 장 정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베시킹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침묵하던 김미현은 올시즌 24번째 대회 출전만에 우승,개인통산 3승째를 기록했다.

반면 올시즌 미국 무대에 데뷔한 장 정은 버디 6,보기 3,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를치며 공동선두를 이뤄 애타던 첫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연장 2번째 홀에서 약 8m의 버디퍼팅에 힘이 들어가 홀컵을 1.5m지나쳤고 파퍼팅 마저 실패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10번홀까지 버디 3개를 낚아 4언더파로 낙승이 예상됐던 김미현은 13번홀(파3·155야드)에서 티샷한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면서 더블보기가 됐고 15번홀(파4·367야드)에서 다시 버디를 잡았지만 17번홀(파4·379야드)의 드라이버샷이 오른쪽으로 감기면서 5온 2퍼트로 치명적인 트리플보기가 돼 앞선 조의 장 정에게 1타차로 선두를 내줬다.

그러나 김미현은 마지막홀(파4·377야드)에서 세컨샷을 홀컵 3m 옆에 붙인뒤 내리막 버디퍼팅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또 박세리(23·아스트라)는 이날 3언더파를 몰아치면서 합계 1오버파 217타로 공동 5위에 올라 톱10 진입에 성공했고 송아리는 222타로 공동 13위,펄 신(33)은 223타로공동 26위에 각각 랭크됐다.

▲승부처 연장 16번홀…노련한 김미현 파세이브로 우승 세이프

김미현에게는 행운의 홀이었지만 장 정에게는 ‘마의 홀’이었다.

첫홀에서 볼을 홀컵 10㎝ 옆에 붙이는 등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기록하는 등 급상승세를 타던 장 정은 3언더파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앞서가던 김미현이 17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바로 뒤팀에서 플레이하던 장 정에게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장 정의 볼은 홀에서 약 8m,김미현은 그보다 2.5m 가까운 지점에서 버디퍼팅을 남겼지만 3라운드 내내 선수들을 괴롭힌 컬럼비아에지워터CC의 까다로운 그린을 감안하면 한번의 퍼팅으로 승부가 가려질 것 같지 않았다.

먼저 친 장 정의 퍼팅은 홀 왼쪽으로 흐르면서 1.5m나 더 굴러가 멈췄다.

홀을 겨냥한 과감한 퍼팅이었지만 파 세이브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거리. 상대의 퍼팅 라인을 유심히 살피던 김미현은 장 정의 버디 퍼팅이 크게 빗나가자 호흡을 고르고 살그머니 볼을 때려 홀 60㎝ 근처에 붙였다.


장 정이 홀을 향해 친 볼은 홀 왼쪽을 살짝 빗나가 1m 가량 더 내려갔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패배를 인정한 장 정은 ‘언니’가 챔피언 퍼팅으로 대회를 마무리짓도록 먼저 홀아웃했고 김미현은 가볍게 파 퍼팅을 성공시키면서 그토록 기다리던 시즌 첫 우승의 감격에 펄쩍 뛰었다.


17번홀에서 어이없는 트리플보기로 1타 뒤진 채 맞은 마지막 18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로 연장승부를 이끌어낸 김미현의 노련미가 연장전에서도 이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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