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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국방장관회담 이모저모…˝긴장완화·평화보장에 적극 협력˝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5 05:07

수정 2014.11.07 12:47


조성태 국방장관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은 25일 오전 10시 화기애애 했던 전날 만찬장 분위기와 제주도 날씨 등을 화제로 환담하는 것을 시작으로 역사적인 첫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들어갔다.

조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은 회담 10분전에 회담장을 미리 둘러 보았고, 북측은 수행원 2명이 5분전에 좌석 등을 점검했다.

조 장관은 오전 10시 정각 북측 대표단과 동시에 입장하면서 “부장선생하고 나하고만 서 있고 나머지는 앉으시죠”라고 말한 뒤 사진 및 카메라 기자들에게 함께 포즈를 취할 것을 요청했고 김 부장은 다소 겸연쩍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자리에 앉은 조 장관이 “주무시는데 불편은 없었습니까” “식사는 불편한 것이 없었습니까”라고 안부를 건네자 김 부장은 “잘 잤습니다. 공기도 맑고…”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남쪽 언론에 인민무력부장 선생이 오신 것이 대서특필됐는데, 어제신문을 넣어드리라고 했는데 보셨습니까”라고 물었고, 김 부장은 “오늘 아침 보았습니다”라고 말할 뒤, “책임이 더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기대가 큰 데…”라고 말해 남측이 적극적으로 회담에 임하고 있는데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조 장관은 “제주날씨가 이렇게 좋은 게 흔치 않습니다. 이틀 연속 좋은 것을 보니 대표단이 남쪽끝에 오는 것을 환영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거듭 덕담을 건넸으나 김 부장은 답을 하지 않은 채 겸연쩍은 표정을 지었다.

조 장관은 부대표인 박승원(중장·한국군 소장급)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에게 “잘 주무셨습니까”라고 안부를 건넨뒤 김현준(소장·한국군 준장급) 인민무력부 총정치국부장에게 “어젯저녁 허벅술이 어땠느냐”고 묻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도했다.

이어 남북 대표단은 취재진을 물리친 채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한뒤 에메랄드룸으로 이동, 오찬을 함께 했다.


북측은 남측의 따뜻한 환대 등 만남 자체에는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회담에서 무엇을 논의하고 합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국방장관회담 의제와 세부일정을 논의할 당시부터 북측은 의제를 ‘경의선 철도복원 및 문산∼개성간 도로 개설에 따른 군사문제를 협의하자’는데 국한시키고, 통신을 개설하지 않는 등 소극적 태도를 취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우리측은 이날 조 장관의 기조발언문을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었으나, 북측이 김부장의 기조발언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뜻은 물론, 남측의 기조발언도 공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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