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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경쟁력 시대] 소비 10% 줄이면 ´吉´이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7 05:07

수정 2014.11.07 12:46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올 상반기 에너지 소비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무역 흑자 관리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또 에너지 소비증가율도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웃돌고 있어 에너지 효율성도 매우 낮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반기 최종 에너지 소비량은 7710만 TOE(1 TOE는 원유 1t에 해당하는 열량)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20만 TOE에 비해 8.2%나 증가했다.
이같은 에너지 소비량은 반기별로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았던 지난97년 하반기의 7460만 TOE를 넘어서는 사상최대치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전 수준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부문별로는 가정·상업용의 소비증가율이 99년 상반기 1750만 TOE로 98년 상반기에 비해 무려 22.8%나 늘었으며 올 상반기에도 1950만 TOE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2% 증가했다.

◇소득대비 에너지소비 일본의 3배=우리 국민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가정·상업부문)은 0.71TOE(석유 환산톤)로 일본과 똑같다.그러나 일본의 1인당 GDP가 우리보다 3배나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에너지를 3배나 많이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승용차 한대당 연간 평균주행거리도 1만9500㎞로 우리보다 훨씬 국토가 넓은 미국(1만9100㎞)보다 많고, 일본(1만㎞)의 두배나 된다.물론 자동차 한대당 연료사용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무조건 ‘큰것’만을 좋아하는 사회풍조도 에너지 과소비에 한몫 하고 있다.

휘발유값의 급등세 속에서도 2000㏄ 이상의 대형승용차의 판매가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500ℓ이상의 대형냉장고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하루 석유소비량 세계 3위=우리나라 1인당 하루 석유소비량(99년기준)은 세계 3위,전체 소비량은 6위다.세계 석유메이저인 BP통계아모코의 최근 자료를 인용,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석유소비량이 7.3ℓ로 싱가포르 24.8ℓ,미국 10.7ℓ에 이어 3위다.우리나라에 이어 일본 7.1ℓ,대만 5.9ℓ,프랑스 5.5ℓ,독일 5.3ℓ 순이다.우리가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데도 소비량이 과도하다는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의 하루 석유소비량을 보면 더욱 놀랍다.세계 6위다.하루 총 소비량이 216만5000배럴로 미국(1849만배럴),일본(565만배럴),중국(437만배럴),독일(282만5000배럴),러시아(253만5000배럴) 다음이다.왜곡된 에너지 소비구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우리의 경제 규모를 아무리 감안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에너지절약의 길=에너지 절약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에너지낭비에 대해 조금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오일달러를 아낄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이를 위해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은 “에너지를 10% 절약하면 30억달러가 절감된다”며 ‘에너지절약을 위한 100가지 실천사항’을 내놓았다.이에 따르면 겨울철에 실내온도를 18∼20℃로 유지할 때 연간 1억5000만달러의 에너지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창문을 이중창으로 하거나 복층유리로 할 경우에도 7000만 달러는 너끈히 절약할 수 있다.단독주택의 지붕이나 벽을 단열할 경우엔 무려 3억4000만달러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쓰지 않는 플러그를 빼놓으면 3700만달러, 쓰지 않는 컴퓨터를 꺼두면 1000만달러, 대기시간에 절전이 되는 사무·가전기기를 사용하면 33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형광등만 바꿔도 3억달러 절감=일반 가정에서 고효율 형광등 기구를 사용하거나 백열등을 전구형 형광등으로 교체해도 약 3억달러의 외화를 아낄 수 있다.빈방 등 쓰지 않는 곳과 외출시에 반드시 소등하는 습관을 가질 때도 국가 전체로는 3700만달러를 아낀다는 게 산자부의 설명이다.

특히 조명부문은 효율이 매우 낮아 효율개선 여지가 30%나 된다고 산자부 설명했다.에너지를 많이 쓰는 자동차에서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극단적으로 전국의 모든 승용차 소유자가 운행을 절반으로 줄이면 연간 3조1000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대당 79만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자동차의 워밍업을 기온에 따라 적절히 해도 5400만달러의 외화를 아낄 수 있으며 급출발·급정차를 하지 않아도 400만달러를 아낄 수 있다.

TV 시청을 하루 1시간씩 단축하면 일년에 한대당 24㎾h의 전력을 줄여 우리나라 전체로는 312억원의 절약효과가 있고, TV를 안볼 때 플러그만 빼놓아도 연간 90억원이 절약된다.실내온도를 평소보다 1도만 낮추면 약 7%의 냉난방 에너지가 절약된다.가정에서는 실내에 온도계를 달아 여름에는 26∼28도, 겨울에는 18∼20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 가족이 모여서 식사를 하면 전기료·가스료가 절약되고 가스레인지 콕을 반만 열고 사용하면 38%의 가스가 절약된다.압력밥솥을 사용하면 조리시간도 절약된다.
◇의식의 전환이 중요=산자부 김동원 자원정책심의관은 “에너지 수입액의 증가는 곧바로 국민총생산의 감소를 의미한다” 며 “국민들의 조그만 관심으로 귀중한 외화를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에너지수입대금의 증가는 아무런 혜택도 없이 외국정부에 세금을 납부하는 꼴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이 심의관은 “정부도 에너지절약을 위해 세제지원 등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나 국민들의 의식전환이 없다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고 덧붙였다.

/ khkim@fnnews.com 김기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