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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9월말이 무서워˝…금감위, 지급여력비율 기초 '살생부' 작성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7 05:07

수정 2014.11.07 12:45


제발 9월말이 오지 않았으면.

요즘 보험사들에 불과 3일 앞으로 다가온 9월말이란 시한은 마의 시간이다. 정부가 2차 금융구조조정 청사진에 따라 9월말 반기결산시의 지급여력비율을 기초로 ‘살생부’를 작성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는 보험사들의 발걸음이 한결 빨라졌다.

당장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인 신한·럭키·한일생명 등 3개사는 이달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 100%를 맞추지 못하면 곧바로 퇴출위기에 놓이게 된다. 신한생명은 이미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고 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럭키와 한일생명은 추가 증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퇴출대상 1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생명 관계자는 “지급여력을 맞추려면 2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대주주사인 쌍용양회가 일본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만큼 별무리 없이 증자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위원회 발표에 거론된 나머지 회사들도 9월말을 앞두고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

이번 주말 금감위 정례회의에서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알려진 리젠트화재의 경우 리젠트그룹으로부터 들여오기로 한 500억원을 이달말 안에 서둘러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증자 진행상황이 미진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현대생명은 여러가지 이유로 그동안 차일피일 미뤄오던 증자세부일정 제출을 월말까지 반드시 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중견인 흥국생명은 9월말 결산때는 전분기보다 주식평가손이 크게 불어나 지급여력비율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오너그룹인 태광산업으로부터 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성사여부가 불투명해 더욱 불안한 상태다.

반면 9월말에 큰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회사들도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현재 영업이 잘되고 있다”며 “공적자금 투입만 성사된다면 앞으로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대한생명 직원들은 내심 공적자금 투입 후 매각을 바라고 있다.

금호생명은 지난 7월 후순위차입후 지급여력비율을 맞춘 상태이고 2?^4분기(7∼9월) 주식평가손이 다른회사에 비해 비교적 적어 9월말 지급여력비율 맞추기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 각 보험사 노조들은 정부의 인위적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보험사들에 9월말은 안팎으로 힘든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djhwang@fnnews.com 황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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