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가 춘하추동]'權不十年' 동교동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7 05:07

수정 2014.11.07 12:45



권불십년(權不十年),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최근 민주당내 권력판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집권 여당의 최대 계파로 정권교체 이후 사실상 권력의 정점에 서 있었던 동교동계 주류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반면 당내 민주화와 개혁을 외쳐온 소장파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가고 있다.
윤철상 의원의 설화에 이은 박지원 전 장관의 낙마,그리고 추미애 의원의 총재 비서실장 발탁은 이같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동교동계 주류인 윤철상 의원의 ‘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 발언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당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 무책임한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고 결국 동교동계의 부담으로 작용했다.이어 불거진 한빛은행 대출사건 외압의혹 사건으로 여야가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을 때 권노갑 최고위원을 비롯한 동교동계 주류는 박지원 전 장관의 결백을 주장했으나 끝내 박 전 장관은 물러나야했다.박 전 장관의 사퇴에 이르기까지 여권의 적극적인 정국수습 흐름은 소장파 13인의 ‘반란’에서부터 시작됐다.13인의 소장파의원들은 박장관의 사퇴는 물론 한빛은행 특검제 수용,그리고 사실상 김옥두 사무총장을 겨냥한 당 지도부의 개편을 주장하며 김대중 대통령에까지 직격탄을 날리는 ‘거사’를 감행했다.이들의 주장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민주당의 정국수습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소장파들은 여세를 몰아 김한길 의원의 입각으로 공석이 된 총재비서실장에 자신들의 대변인격으로 추미애 의원을 적극 천거했고 김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였다.소장파들은 권최고위원과 대칭에 서 있는 동교동계 비주류 한화갑 최고위원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조짐에도 불구하고 집권후반기를 맞은 김대통령은 동교동계를 멀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이에따라 김대통령은 레임덕 방지를 위해 동교동계 주류와 비주류,그리고 소장파들간의 상호 ‘견제와 균형’이라는 ‘분할통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 pch@fnnews.com 박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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