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교보생명 금융지주회사 설립 추진]금융권 지각변동 예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7 05:07

수정 2014.11.07 12:45


교보생명의 대형 금융지주회사 설립 추진은 은행권의 대통합움직임과 함께 금융권 전체의 판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금융산업구조개편은 은행과 보험을 양대축으로 하고 있다.그럼에도 그동안 지주회사를 통한 금융기관 통합움직임에 대한 관심은 주로 대형은행의 이합집산에만 쏠려 있었다.보험회사와 관련해선 기껏해야 부실 대형보험사인 대한생명이 어디에 매각될 것이냐,아니면 어느 은행이 추진하는 지주회사 밑에 들어갈 것이냐 하는 정도였다.이런 상황에서 우량 대형보험사인 교보생명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키로 하면서 보험권은 물론 은행권까지 적잖이 긴장하고 있다.교보생명이 대형 은행과 손을 잡을 경우 그 시너지(상승)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교보생명은 또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상장문제를 연계시킨다는 방침이어서 금융당국과 경쟁 보험사,교보생명 가입자들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교보생명 지주회사 추진배경=교보생명이 대형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키로 한 배경으로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꼽히고 있다.하나는 금융기관의 대형겸업화 대열에 서둘러 동참하지 않을 경우 더이상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동안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대한생명의 처리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삼성,교보생명은 대한생명이 은행이 추진하는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이 경우 계열은행 법인고객 대부분이 대한생명으로 거래처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실제 삼성생명측은 대한생명의 행보에 대비하기 위한 각종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교보생명이 대형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인식되고 있다.그런점에서 교보생명의 변신은 삼성생명 등 경쟁사들의 변신을 촉구하는 또다른 요인이 될 게 분명하다.

또하나 교보생명 지주회사 설립추진은 증시 상장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회사 관계자는 “대형겸업화 문제와 상장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는 것이 지주회사 설립방안이며 현재 회사내에서는 일단 연내에 지주회사를 먼저 세운 뒤 내년에 지주회사에 소속된 비상장 계열사 전체를 한꺼번에 상장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 반응=교보생명의 지주회사 설립 추진과 관련,금융계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어느 은행과 어떤 연대를 할 것이냐이다.이와관련,교보생명측은 일단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대형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중이다.교보생명과 물밑접촉을 하고 있는 은행으로는 조흥·국민·외환 등이 꼽히고 있다.그러나 금융당국은 교보측이 대형은행업 진출에 직접 참여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교보측 고위층과 접촉한 결과 지방은행의 경영참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전국규모의 영업망을 가진 은행이라면 직접 출자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교보측의 움직임은 보험·은행·금융당국자 모두에게 큰 관심사항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상장문제와도 연계된 만큼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fncws@fnnews.com 최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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