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디지털 복합기 시장 日업체들 '점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8 05:07

수정 2014.11.07 12:45


한국 디지털복합기 시장이 일본업체들의 대리전쟁터로 변했다.

코니카·후지·캐논·미놀타·신도리코 등 일본업체들은 최근 들어 형성되기 시작한 국내 디지털복합기 시장에서 국내업체와의 합작법인이나 전략적 제휴를 앞세워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시장 전체를 장악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기반이 취약한 국내 업체들은 아날로그 복사기에 이어 디지털복합기 시장도 고스란히 일본업체들에 내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업체들은 아날로그 복사기 시장의 틈새에서 디지털복합기가 아직은 전체 시장규모의 3.5%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2005년까지 60%이상의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보고 시장선점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이미 자국 복사기 시장의 80% 이상이 디지털복합기로 대체되는 등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한국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

일본의 광학 및 사무기기 업체인 코니카는 지난 26일 국내 프린터 전문업체 태흥아이에스와 전략적제휴를 맺고디지털복합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니카7000 시리즈’ 4개 모델을 10월부터 출시하는 코니카는 미국과 일본시장의 강세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도 평정하겠다는 계산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7월말 디지털복합기 ‘디카프’를 내놓고 발빠르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지제록스는 8월말까지 전체 디지털기 판매대수의 82%에 해당하는 4400대를 팔아 업계 선두로 도약했다.

미놀타는 이달초 데이통콤과 제휴를 맺고 디지털기기 3종을 내놓았으며 롯데캐논과 신도리코도 97년부터 디지털기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이외에 미타·샤프 등이 국내업체와 합작법인 또는 제휴 형태로 디지털복합기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일본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본업체들이 국내 디지털복합기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국내시장을 독식하자 일부에서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은 기술력 부족으로 디지털복합기 시장에 독자브랜드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날로그 시장에 이어 디지털 시장마저 일본에 종속되기 전에 독자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용어]디지털복합기=기존의 복사기와 프린터,팩시밀리를 하나의 기기에 통합한 것으로 현재의 아날로그 복사기 시장을 수년내에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 psgull@fnnews.com 정홍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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