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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펀드 'OEM'식 운용 문제많다…은행·보험권 조성 10조 계열사로만 유입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8 05:07

수정 2014.11.07 12:44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은행권과 보험권에서 조성한 10조원의 채권형펀드가 계열 투신운용사로만 유입돼 펀드의 정상적인 운용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26일 현재 은행권과 보험권에서 조성한 9조6881억원의 자금중 7조9300억원의 자금이 이들 계열 투신사로 유입됐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한투신과 한국투신으로도 1조7581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사별로는 주택은행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 주은투신에 1조1873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가장 많았으며 삼성투신 1조892억원, 신한투신 1조534억원, 국은투신 8574억원, 조흥투신 7560억원 순으로 모두 계열투신사에 자금을 몰아주는 형식으로 자금이 배분됐다. 대한투신과 한국투신의 경우 각각 1조1569억원과 6012억원의 자금을 받아 현재 펀드를 운용중에 있다.

이에 대해 투신업계에서는 모회사로부터 받은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투신사 독자적인 판단에 의해 펀드를 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이 펀드들이 일종의 OEM펀드 형식으로 운용될 수밖에 없고, 또 원금보존을 위해 국고채와 우량회사채에만 투자하게 돼 회사채 유통시장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은행계열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자금의 성격상 펀드의 독자적인 운용이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협의를 통해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익률 등을 고려해 약관상의 프라이머리CBO만을 소화한 뒤 나머지는 국고채를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회사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고 원금 보장을 위해서는 회사채시장은 쳐다보기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다른 보험계열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강제로 조성된 펀드다보니 수익자의 간섭이 심할 수밖에 없고 실질적인 운용권한이 없다”며 “자금을 유치한 투신사입장에서는 수탁고 증가라는 외형적인 측면을 제외하면 운용상의 메리트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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