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슈파이팅-대우車 매각]민주당 배기운 의원VS한나라당 안영근 의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8 05:07

수정 2014.11.07 12:44


포드사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가 고유가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정부는 1개월 내에 인수자를 선정하고 연말까지는 최종계약을 체결한다는 일정을 발표했지만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주 이슈파이팅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민주당 배기운 의원과 한나라당 안영근 의원를 초청, 국민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대우자동차의 합리적인 매각 절차와 방법등에 대해 의견을 들어본다.

1.정부와 채권단의 대우차 처리과정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2.정부의 ‘선인수 후정산’ 매각방식에 대해서는.

3.입찰참여가 예상되는 GM-피아트와 DC-현대의 양대 콘소시엄에 대해서는.

4.DC 불참시 현대 단독입찰참여에 따른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는.

5.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매각절차와 방식을 제시한다면.

▲민주당 배기운 의원 다볍
1.포드가 GM과 현대-다임러 컨소시엄에 비해 인수가격 등 여타 제시조건이 월등히 좋았고 대우차를 조기에 매각해 정상적인 운영을 하는 것이 기본방침이었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를 포드 하나로 선정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과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어야 옳았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대우차인수를 일방적으로 포기한 포드에 대해 아무런 법적 제재수단을 갖춰놓지 못한 점이 아쉽다.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감안할 때 포드에 대해 적어도 상거래 관행이나 도의상 책임을 물어 강력히 항의할 필요가 있다.


2.국제적으로 이뤄지는 매각방식들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기에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매각방식을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대우차인수에 따른 실사작업의 장기화 부담을 최소화하고 대우차를 신속하게 정상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선인수-후정산 매각방식이 채권단에 의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이방식은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할 때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선인수-후정산 매각방식은 가계약이후 인수자측이 가격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전에 인수가격의 변동요인과 정산시점·범위 등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3. 과거에 대우차와 협력파트너 역할을 했던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는 것이 현대차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높을 가능성은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인수조건에 있어 인수가격·기술개발·부품산업육성·수출산업화 등 전반적인 인수조건을 면밀히 검토해 유리한 인수조건을 제시한 컨소시엄에 대우차를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대우차를 현대차가 단독 인수하는 것에 대해 양론이 있다.자동차산업 규모의 경제를 고려한다면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국내 자동차산업의 독과점과 이로 인한 소비자 후생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따라서 현대차가 단독입찰에 참여할 경우에 대비 최종인수전에 합작파트너가 참여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


5. 97년에 터진 기아문제가 표류하면서 대외신인도가 떨어지고 결국은 외환위기로 연결됐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기아차보다 그 비중이 훨씬 큰 대우차 처리가 지연되면 우리경제가 다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차를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그러나 매각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받기 위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졸속 매각은 방지해야 한다.어떠한 경우든 국내 자동차업계의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산업정책적인 측면과 인수가격 등 금융조건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차원에서 대우차를 처리해야 한다.

/정리=박치형기자
▲한나라당 안영근의원 답변
1.가장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은 역시 ‘갈팡질팡 정부정책’이다.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정부방침으로 채권자와 채무자, 그리고 인수참가자는 서로 눈치 보기에 바빴다.국내의 제품개발능력을 유지·배가하고 생산시설이 멈추거나 외국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또 자동차 부품산업을 육성시키면서 자동차 소비시장과 부품시장에 경쟁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대우차 문제를 풀어나갔어야 했다.그런데 정부는 해외매각 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결국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2.최악의 프로젝트다.먼저 물건 넘겨주고 다음에 “너 얼마 낼래”라고 묻는 꼴이다.7500억 짜리 제일은행을 파는데 12조5000억원이 들었다.그나마 매각가격을 미리 정했기 때문에 풋백옵션 규모가 작았던 것이다.‘선인수 후정산’ 방식에서는 인수자가 부르는 게 값이다.“모든 부실에 대해 100% 책임질 뿐만 아니라 덤으로 더 주겠다”는 백지수표를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3.앞서 제시한 잣대로만 평가한다면 DC-현대 쪽에 0.1점 더 주고 싶다.적어도 제품개발능력과 생산시설이 국내에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나머지 항목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그러나 독과점 문제 등 한국경제의 특수성까지 고려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4.당연한 우려다.아직 외제차에 대한 반감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 소비시장에서의 현대 독주는 뻔한 사실이다.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동차 부품시장에 있다.
세계 부품시장이 모듈화되고 B2B망으로 포섭되는 지금, 한국의 부품업체들이 계속 현대의 하청업체로 남아있다면 부품산업에 미래는 없다.현대가 대우를 인수하게 된다면 부품산업에 대한 대책이 필히 마련되어야 한다.

5.현 상황에서 최선의 방식은 ‘선공기업화 후매각’, 즉 먼저 부실을 떨어내고 대우자동차를 정상화한 후에 매각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현실적으로 채권단과 정부가 부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데, 채권단이 먼저 납득할 만큼 책임져야 한다.국민부담으로 전가되는 공적자금은 그 후에 투입되어야 한다.‘매각’만 서두르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까지 팔아 넘기는 우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철저하게 강자만 살아남는 경쟁체제를 도입하되, 신형모델 창출에 필수적인 자동차시험장 등 현대와 대우가 공동으로 필요한 시설 및 재원에 대해서는 힘을 합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또한 부품회사들이 ‘하청업체’의 딱지를 떼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현대?^대우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리=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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