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한전 ´내우외환´…최수병 사장 구설수에 노조 구조개편 반발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9 05:08

수정 2014.11.07 12:43


거대 공기업 한국전력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최수병 사장이 신용보증기금 재직시절 발생한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데다 공기업 구조개편을 앞두고 사내외의 잡음이 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의 기름값 인상으로 연료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나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가 인상요인을 인정하면서도 물가인상 등을 우려해 인상결정을 미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은 최사장이 한전 사장으로 오기 전에 일어난 일로 한전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최사장도 이 문제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어떤 주문도 하지 않고 있다”고 얼버무렸다.요컨대 최사장 본인 개인 문제일 뿐 한전과 무관하다는 말이지만 사내 분위기는 영 뒤숭숭하다.
노조의 구조개편 반발도 거세다.한전 노조는 지난 25일 한국통신 노조와 공동으로 공기업 구조개편 반대 모임을 가졌다.노조측은 “공기업 한전을 민영화할 경우 외국기업이 살게 분명하고 외국 기업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요금을 올릴 게 분명하다”면서“요금인상은 곧 국민부담이며 국민부담을 지울 바에야 굳이 민영화를 통해 한전을 외국에 팔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전측은 이에 대해 매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정부가 공기업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입장이 못된다.‘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 올라가 있어 이미 구조개편에 대한 나름대로의 ‘준비’는 다 해두었다.문제는 국회가 공전되고 있어 구조개편도 못하고 새로운 일도 못하는 이중고를 감수해야 하는 형국이다.한전 관계자는 “빨리 구조개편을 하든지 아니면 말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털어놨다.

최근의 기름값 인상은 한전의 상처난 생살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았다.기름값 인상으로 하반기에만 무려 5000억원의 새로운 부담을 져야 할 판국이지만 산자부는 “전기요금 조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어서 한전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