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차 매각 새 국면] 현대 대우차포기 단정 이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09.29 05:08

수정 2014.11.07 12:43


현대차-다임러 컨소시엄의 대우차 공동인수참여가 일단 무산됨으로써 대우차 매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대우차 인수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단정짓기는 아직 힘들다는 시각이 높다.오히려 다임러의 ‘불참’을 전제로 채권단이 대우차의 인수가격을 크게 낮추거나 위탁경영 등의 방법으로 전환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숨은 속셈은=현대차는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다임러의 동의 없이는 대우차 인수 추진이 불가능하고 ▲기아를 인수한 지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아 인수여력이 부족하다고 인수전 불참 사유를 들었다.그러나 현대차 안팎의 분석은 자못 다르다.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포기 선언은 대우차 인수에 따를 국내시장 독점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사전 여론정지작업이며 대우차의 순부채 12조원을 최대한 짊어지지 않겠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현대차의 ‘작전상 후퇴’라는 추측이다.현대차의 고위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은 기존 입찰방법을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대안으로 어떤 방안을 제시할 입장은 아니다”라며 채권단이 한시적 공기업화나 위탁경영 등의 방법으로 전환해주길 내심 기대했다.현대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나 GM이라는 변수를 관망하면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그렇게 강하지 않은 2위 업체가 있는 것은 현대차에도 바람직”이라고 말했다.
◇최대 호기를 맞은 GM=GM으로서는 최대의 호기를 맞은 셈이다.현재 별 대안을 갖고 있지 않은 채권단이 GM에게 단독 입찰 카드를 제시할 경우 칼자루를 쥐고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따라 GM은 정밀실사를 요구하는 형태로 최대한 뜸을 들인 후 ‘인수가격 낮추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GM이 분할인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GM은 그동안 대우차 군산공장과 폴란드 FSO공장에만 관심을 표명해왔다.결국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사업장을 제외하고 알짜 사업장을 ‘선별인수’함으로써 가격을 최대한 낮춰보겠다는 의도다.GM은 그 대신 ▲고용안정 ▲협력업체 ▲R&D 등 가격외의 ‘질적가치’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채권단 어떤 대안 내놓을까=포드의 인수포기 이후 정부와 채권단이 내놓은 대우차 매각방식은 ▲선인수 후정산 ▲재입찰 ▲분할매각 등으로 요약된다.대우 구조조정협의회 관계자는 “GM 역시 채권단의 선인수 후정산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정밀실사도 요구하고 있다”며 “양측 컨소시엄과의 실무 접촉을 통해 다음주중 새로운 대안을 마련,제안서를 제출받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이어 “위탁경영은 경쟁업체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추가자금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한 대안”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와 채권단은 법인 분할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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