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을 둘러싼 국내 기업들의 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정부가 한중민영화를 연내 마무리짓기로 하고 유사 동종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제한경쟁 입찰을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국중공업 지분 51% 이상을 10월중 국내발전 사업자 등 관련 업체에 넘겨 경영권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발전설비가 주력인 한중과 ‘동종’으로 분류되는 국내 기업으로는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중공업·한라중공업·한진중공업·쌍용중공업 등 ‘중공업’자가 앞에 붙은 6개 기업이 전부다.
유사업종으로는 건설,플랜트,중전기업체 등 40여개사가 포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도 역시 이들 6개 대기업밖에 없어 역시 재벌들이 한중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과 현대가 인수 1순위자로 점쳐지고 있다.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벌써부터 음양으로 공을 들여왔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36%이상으로 액면가로 쳐서 2650억원의 자금이 있어야 한다.경영권 프리미엄을 보탤 경우 한중을 사는 데 드는 돈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은행 보유지분 15.7%는 의결권을 먼저 받고 대금은 내년에 시가로 계산해서 주면된다.
어쨌거나 2650억원 이상의 ‘자금’은 한중을 민영화할 경우 최소 2조∼3조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과거의 추정치에 비하면 엄청나게 낮아 재벌로서는 욕심을 내봄직하다는 게 정부측 판단이다.
산자부가 최근 전문가를 동원해 한중의 자산가치를 산정해본 결과 한중 주식의 주당 가치는 현재 6700∼7400원 정도는 되는 것으로 나왔다.사기만 하면 차익을 볼 수 있다는 결론이다.다만 외한은행의 경우 한중 지분을 1만7000원에 산 만큼 현재의 주가를 고려할 경우 이익을 남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게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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