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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시드니올림픽 폐막] 아듀!시드니…2004년 아테네서 만나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01 05:09

수정 2014.11.07 12:42


“아테네에서 만납시다.”
뉴 밀레니엄 첫 올림픽이 된 2000시드니올림픽이 화려한 폐막식을 끝으로 아쉬움 속에 역사의 한 페이지로 묻혀졌다.

42.195㎞ 풀코스를 달려온 마라톤 시상식이 끝난 뒤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차분하게 작별의 시간을 맞으면서 4년 뒤 고대올림픽 발상지인 아테네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8시 트럼펫과 심벌즈,드럼이 동시에 울려퍼지며 폐막식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호주의 대중가수 크리스틴 아누가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나라인 호주를 노래한 ‘아일랜드 홈’을 열창하는 가운데 그리스를 시작으로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의 깃발이 기수단에 의해 옮겨졌다.

200개국 NOC기의 입장순서는 개회식 때와 마찬가지로 영어 알파벳순으로 이어졌고 남북한의 한반도기는 96번째,개최국 호주는 가장 늦게 등장했다.


이어 선수·임원들이 영광의 금메달리스트들을 앞세우고 나라 구분없이 손에 손을 맞잡고 들어와 올림픽을 통한 우의증진을 꾀했다.

남북한 동시입장을 성사시켰던 남북한 선수들도 짙은 푸른색 상의에 베이지색 하의,오렌지색 넥타이로 치장,다른 나라 선수들과 한데 어울려 들어와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한 웃음꽃을 피웠다.

폐막식 때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들어온 것은 56년 멜버른 올림픽부터. 당시 17살이었던 중국계 호주소년 존 윙은 멜버른조직위에 편지를 보내 “선수들이 국가별로 행진할 것이 아니라 나라 구분없이 한데 어울려 자유롭게 걸어 들어오면 전쟁도 이념도,정치도,민족도 모두 뛰어 넘을 수 있는 올림픽 한 가족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메우자 다음 대회 개최국인 그리스 국기와 호주 국기가 나란히 등장했다.

마이클 나이트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 위원장은 이어 폐막을 알렸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올림픽이었다”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하했다.

시드니에서 참가선수들의 비밀투표로 선출된 IOC선수위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페테르 탈베리(핀란드)를 비롯한 8명의 선수위원들은 관중들의 환호속에 첫 인사를 나눴다.

프랭크 사터 시드니시장은 지난 4년 간 간직했던 올림픽기를 2004년 올림픽을 개최하는 드미트리 아프라모풀로스 아테네 시장에게 건넸다.

전광판의 시계가 9시를 가리키자 스타디움 북쪽에서 펄럭이던 올림픽기가 내려져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전달됐다.

니키 웹스터가 ‘우리는 하나(We’ll be one)’를 부르며 전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자 서서히 지상으로 성화가 내려왔고 불길도 점점 사그러들었으며 밤하늘엔 공군 F-111 비행편대가 불꽃을 뿜으며 에어쇼를 펼쳤다.

평화의 제전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시작된 것은 축하공연. 팝가수 바네사 아모로시가 흥겨운 축제의 서막을 열고 호주가 배출한 톱스타들이 줄지어 등장했으며 그레그 노먼에 이어 슈퍼모델 엘 맥퍼슨,영화배우 폴 호건 등이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선수,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1시간여 동안 여흥의 한마당이 질펀하게 펼쳐졌다.


끝내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시드니에 모인 올림피언들은 4년 뒤 아테네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헤어짐을 다시 슬퍼했다.


밤 10시,하늘에는 별빛에 찬란히 빛나는 야생화처럼 화려한 불꽃이 피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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