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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은행, 뉴욕 상장…국내 금융기관 최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04 05:09

수정 2014.11.07 12:40


주택은행(은행장 김정태)이 국내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3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했다. 이번 상장으로 주택은행은 금융자본조달의 수준을 명실상부하게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까다로운 미국 회계기준에 맞게 평가해도 손색이 없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증명된 셈이어서 한국 기업들의 투명성문제에 한단계 진전을 이룬 셈이다.

한국 금융기관의 불투명성과 후진성이 지난 97년말 외환위기를 불러일으켰다고 지목될 만큼 한때 국제적으로 구겨졌던 자존심도 되찾았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뉴욕 증시상장은 신주를 발행치 않고 지난 97년 발행,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한 GDR를 ADR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환에는 1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뉴욕 증시에서 실제로 주택은행 ADR 거래 시점은 오는 11월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은 거래가격 형성없이 이름만 걸어놓게 되는 형식적인 상장이 된다.

하지만 주택은행의 뉴욕증시 상장은 실질적으로 약 1개월간의 주식전환기간을 요해 국내 금융기관간 합병 등 금융구조조정의 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 투입은행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 주도의 은행간 합병이 먼저 수면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악의 경우 주택은행이 런던의 GDR를 ADR로 전환중에 합병 등의 변수가 생길 경우 상장이 취소될 여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우량은행간 합병은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돼 왔기 때문에 주택은행이 1개월간 뉴욕상장으로 인한 ‘유예기간’을 갖게 될 경우 우량은행간 합병은 한동안 거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주도의 부실금융기관의 합병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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