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해태전자 임직원 35억 유용

김승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06 05:10

수정 2014.11.07 12:38


부도난 해태전자의 사장과 임직원들이 수십억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주식투자 등에 유용해 온 사실이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5부(부장검사 허익범)는 6일 물품대금을 부풀리거나 주식판매대금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35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해태전자 허진호사장(56)과 전 자금담당 상무 김효장(53),자금부 직원 김정식(40),이상선씨(43)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증재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자금부 직원 최모씨(38)를 수배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98년 4월 허사장 등으로부터 1500만원을 받고 한아름종금사가 해태전자에 260억원을 빌려주면서 확보한 담보물권 서류를 다른 곳으로 빼돌려 숨겨놓은 한아름종금사 차장 이기호씨(42)를 특경가법상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허씨는 97년 11월1일 회사가 부도처리된 후 김효장 상무와 공모,지난해 10월까지 해태전자 거래처인 S전자 등에 지급한 물품대금을 과대계상해 19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뒤 8억7000만원을 주식투자 등 개인용도에 사용한 혐의다.

허씨 등은 또 지난해 4월과 6월 두차례에 걸쳐 해태전자의 한국통신프리텔 주식 40만주와 한솔PCS주식 110만주,신세기통신 주식 66만1477주를 260억3000만원에 매각한 뒤 232억9500만원에 매각한 것처럼 허위로 서류를 꾸며 27억3500만원의 차액을 빼돌렸다.

허씨는 이중 21억9500만원을 김상무와 함께 비밀계좌에 넣어두고 비자금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사력을 다해 기업회생에 힘써야할 워크아웃 기업 임직원들이 회사돈을 개인돈처럼 마구 빼내 비자금을 조성한 뒤 주식투자 등에 사용한 것은 중대한 범법행위”라고 말했다.

/ dream@fnnews.com 권순욱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