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뷰―토지공사 김용채 사장] ˝미·일 제치고 한국이 진출˝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0.08 05:10

수정 2014.11.07 12:37


“이번 나홋카 한·러공단개발은 한국과 러시아에 공동이익을 가져다 주는 윈-윈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나아가 연해주로 일컬어지는 한민족 ‘고려인’의 생활터전에 힘과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김용채 한국토지공사 사장은 “개방화시대에 한·러공단사업 추진은 쌍방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기회의 사업”이라며 공단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지속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서는 중국은 물론 러시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홋카 공단개발은 공단개발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가진 역사적인 사업”이라고 자평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러시아 극동지역 자유무역지대내 산업단지 건설사업에 대한 진출은 한국이 처음이라는데.

▲그렇습니다.그동안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먼저 이 지역 진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그러나 이들은 정치적인 문제나 경제력 등 근본적인 문제에 걸려 중도하차한 상태입니다.

미국은 과거 냉전시대 같은 강대국으로,일본은 경제력면에서 각각 러시아 정부로부터 상당한 견제를 받았습니다.미국과 일본은 항만공사 등에 상당한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러시아 의회의 비준 등 관련절차에 막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한국과 러시아는 이같은 문제를 떠나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특히 정부의 햇볕정책에 따른 남북관계의 호전은 러시아에도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한국토지공사가 과거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공단 건설사업에서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은데.

▲사실과 다릅니다.중국의 톈진과 선양 2곳에 공단을 건설한 적이 있습니다.톈진은 전 토지가 이미 완전매각돼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업입니다.선양도 공급기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최근 토지매각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물론 문제점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한·러공단은 초창기부터 성공한 사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향후 추진계획은.

▲지난 5월 김대중 대통령의 러시아방문때 한·러 정상회담에서 공단개발 재개에 합의,지난 7월25일 제가 직접 방문하여 러시아측과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국회에선 지난해말 이미 국회비준을 받았고 기본합의서 관련사항은 러시아 국회 비준을 밟고 있는 중입니다.

비준이 떨어지면 곧바로 토지사용과 공사착공 관련 절차를 비롯해 입주예정인 기업에 대한 과실송금·이중과세·분쟁해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무협상을 매듭짓고 이르면 오는 2001년 3월께 부지조성공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이번 한·러 공단조성사업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중단된 토지공사의 해외사업 개시를 의미하는지.

▲물론입니다.토지공사는 그동안 국내외 국가산업단지 조성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공단 조성사업에 적극 진출할 계획입니다.다만 이번 사업의 성과와 문제점,국내외적 여건을 고려해 신중하게 계획을 세울 것입니다.나홋카 공단 사업은 시험대이며 전초기지를 마련하는 셈이지요.
―입주업체 유치와 이들에 대한 사업보장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입니까.

▲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 우선 토지를 원가수준에 공급하고 앞으로 근로자들의 노임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최종합의서에 명시할 계획입니다.관세·이중과세·과실송금 등의 문제는 공사 착수전에 러시아 정부측과 완벽히 처리할 계획입니다.

최근 상당수 기업들이 입주의사를 밝혔습니다. 조만간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기업유치를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국내 사양산업인 섬유·가발·신발·가구·수산물·광물업 등에 나홋카 한·러공단은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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