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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기업 선정 여파로 자금시장 양극화 극심


기업 자금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은행들이 퇴출대상 기업 선정 작업에 본격 돌입하면서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에는 돈줄을 죄고 남는 돈을 우량기업에 몰아주기 때문이다. 은행들마다 2차 금융구조조정에 대비해 대출보다는 현금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금융시장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은행들은 퇴출기업을 선정하는 마당에 안전성에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는 기업에는 돈을 빌려 주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근성 국민은행 기업금융팀장은 “퇴출 기업 선정 작업으로 인해 관련 부서뿐만 아니라 모든 부서가 위축돼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팀장은 “이로 인해 조금이라도 석연치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자금 운용을 극히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이같은 안전운행으로 인해 혜택을 보는 기업도 있다.

외환은행의 자금관계자는 “우량 중소기업은 최근 남는 자금의 집중 운용대상”이라며 “삼성 LG SK 롯데 등 대기업에 대한 여신한도를 늘리는 게 여의치 않아 우량중소기업과 가계 대출이 최대 자금운용처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채시장도 금융·기업 구조조정의 파열음이 들려오면서 우량과 비우량의 간격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중견 이하나 안전등급에서 제외되는 회사채는 거래가 마비되는 7월의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 반면 A급 이상의 우량회사 발행 채권은 여전히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7일 현재 BBB- 등급의 회사채 금리는 11.34%로 이전의 단일지표금리였던 A+ 등급과 2.42%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9월말의 2.20%포인트 보다 가산금리가 늘어났다. 현대사태가 일단락되면서 줄어들던 가산금리가 이달 들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이는 증권업협회가 고시하는 금리테이블상의 수치다. 마득락 대우증권 채권부장은 “BBB-물의 경우 테이블 금리보다 0.5%포인트를 더 얹어줘야 거래가 된다”며 “이는 사실상 거래불능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우량물인 A+등급의 회사채수익률은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후 8%대로 다시 내려왔다.
7일 현재 A+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8.92%를 기록했다.

기업들로서는 은행의 퇴출 1차 기준에라도 드는 경우 채권발행도 안되고 대출도 불가능해 완전 무장해제를 당한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퇴출기업 선정 작업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멀쩡한 기업도 퇴출감으로 전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