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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증시에 3000억 날렸다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주식투자에서 최소한 3000억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증시 활황 덕에 톡톡히 재미를 보았으나 올해는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동반 폭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경영여건도 더 악화됐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빛은행은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주식 매매손과 주가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을 합해 주식투자에서 13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올초에는 주식투자 잔액이 2600억원 정도였으나 현재는 1400억원선으로 줄였다”며 “향후 주식투자는 외부전문가에게 위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식투자로 1155억원을 벌었던 국민은행도 올해는 9월말까지 678억원의 손실을 냈다.

조흥은행도 지난해에는 무려 2112억원이나 되는 주식투자 수익을 거뒀으나 올해는 45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조흥은행은 지난해말에는 1820억원에 이르던 주식투자잔액도 9월말 현재 162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이밖에 주택은행은 4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으며 ▲신한은행 335억원 ▲외환은행 267억원 ▲하나은행 251억원 ▲한미은행 140억원 등 거의 모든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와는 달리 시중은행중 유일하게 서울은행은 올해 227억원의 이익을 냈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던 한국전력의 주식을 시장에 일부 내다팔아 그 간 오른 주가의 이익을 실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로서 정부의 증시부양정책에 호응,주식을 많이 보유하게 됨에 따라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라 은행권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며 “각 은행들의 사활이 걸려 있는 2차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자은행이 아닌 상업은행으로서 도박과 같은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투자하는 것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돈이 은행권으로 몰려들고 있는데다 예대마진은 적은 상태라 주식투자의 유혹을 받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체 은행권이 주식투자비중을 크게 줄이고 있으나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태에서 한꺼번에 돈을 빼내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돼 낭패”라고 덧붙였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