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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평가 채권형펀드 단타 '위험수위'



시가평가를 적용받는 채권형펀드들이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단기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채권형펀드들이 시가평가형으로 채워지면서 투자자들이 저위험·고수익 투자를 선호하는데다 펀드매너저의 성과평가 기준도 수익률 위주에 치우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펀드평가가 지난 9월22∼28일 16개 투신사 채권운용팀장을 인터뷰한 결과 상당수 채권 펀드매니저들은 채권형펀드의 단기매매 현상을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변했다.투신권의 단기매매는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유행처럼 번지긴 했으나 지난 7월 채권시가평가제가 전면 확대실시되면서 채권형펀드에서도 고객과 약속한 목표수익률을 채우기 위해 단기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부 투신사의 경우 펀드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채권시장에서 수익률 조작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D투신 채권운용팀장은 “6∼8월 중순까지만 해도 선네고를 통한 수익률 조작이 성행했다”며 “최근에는 거시경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되면서 거의 소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조작은 통상 3∼4시에 장이 종료된 후 일부 기관이 짜고 선네고를 함으로써 이뤄진다.펀더멘탈에 관계없이 일부 세력에 의해 채권가격이 움직인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내일 장세를 부추기기 위해 여러 기관이 서로 물건을 주고 받으면서 금리를 내려놓는다.이 때 참여하지 못하는 운용사는 수익률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H 투신 관계자는 “선네고를 통한 수익률 조작은 요즘처럼 거래되는 채권 자체가 드물 때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그러나 수급장이 돌아오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투신사들이 단기매매에 집착하는 이유는 채권시장에서 수익률이 높은 투기채들은 거의 거래되지 않는 반면 고객유치를 위해서는 고수익을 올려줘야 한다는 부담때문이다.

S투신 채권매매팀장은 “채권형펀드의 대부분이 국공채 통안채 등 무위험채권과 A등급 이상의 우량채 등 저위험·저수익 채권들로 채워져 있다”며 “고객들과 약속한 목표수익률을 채우기 위해서는 단기매매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지나친 기대도 단기매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또 다른 D투신 채권매매팀장은 “비과세펀드의 경우 고객들이 기대하는 수익률은 최소 10%이상”이라며 “회사채 수익률이 8.7%,국공채 수익률이 8%미만인 상황에서 이는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무리하게 수익률을 올리려다 보니 펀드운용이 단기 실적위주로 흐르고 과당경쟁까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투신사들의 전략부재도 문제다.투신사마다 투자전략팀이 있지만 주식에 비해 채권쪽은 지나치게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신용경색이 심화되면서 투신사들이 무조건 우량채권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주식과 마찬가지로 채권도 위험과 수익을 동시에 고려한 합리적인 투자관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jgkang@fnnews.com 강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