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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타는 구조조정]˝현대건설 버티기 더이상 용납 안돼˝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1 05:17

수정 2014.11.07 12:16


시중은행들의 퇴출기업 판정이 강성기류로 급선회하고 있다.퇴출기업수도 당초 20∼30개에서 40∼60개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건설=연말까지 1조6430억원의 유동성 확보방안을 마련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현대건설은 11,12월 2개월동안 이행해야 할 자구계획이 9400억원에 달하며 이 기간에 단기상환 차입금만도 회사채 2600억원,기업어음(CP) 4000억원 등 총 1조원에 달한다.당장 3일에는 900억원 가량의 신주인수권부채권(BW) 만기일이다.설상가상으로 12월에는 회사채 만기가 대부분 몰려 있다.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1일 협의회를 개최,현대건설 해법을 모색했으나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일단 정부는 현대건설에 대해 계속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출자전환을 통해 기존 경영권을 박탈하거나 최악의 시나리오로 법정관리 등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융감독원도 현대건설 퇴출에 대비,다각도의 대응책을 마련해놓고 있다.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퇴출결정시 곧바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발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쌍용양회=‘부실기업 빅3’로 거명돼 온 쌍용양회는 현재 회생이 확정적이다.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회생을 강력 희망하는데다 최근 외자유치·출자전환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쌍용양회는 지난달 31일 일본 태평양시멘트로부터 350억엔(3600억원)의 외자유치에 성공한데 이어 1일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1000억원의 출자전환을 이끌어냈다.또 한아름종금의 출자전환도 임박한 상태다.조흥은행 관계자는 “쌍용양회의 미래가치를 확신하는 상황에서 퇴출에 찬성할 채권 금융기관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합=당초 고합은 ‘부실기업 빅4’중 퇴출 우선순위에 올랐었다.
그러나 최근 한빛은행 주도로 이뤄진 채권단 서면결의 결과 회생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단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자구노력이 전제돼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잠정집계 결과 회생에 대한 찬성률이 75%를 넘어선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고합은 지난달 채권단에 2조8000억원의 부채중 8000억원 이상의 부채를 감축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마련,제출한 바 있다.

◇진도=채권단 주변에서는 진도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지난 98년 워크아웃 이후 원자재 금융 8600만달러,출자전환 845억원,전환사채 인수 3000억원 등을 지원했지만 경영개선은커녕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는게 그 이유다.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도 처음에는 회생쪽에 무게를 뒀으나 최근들어 외자유치·해외매각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입장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을 등 퇴출 급부상=채권단이 동아건설 퇴출결정을 계기로 강성으로 돌아서면서 유탄이 퇴출유보 기업쪽으로 튀고 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동아건설 퇴출결정 이후 채권단 조율이 쉽지 않은 약 5%가량의 기업중 상당수가 퇴출쪽으로 선회한 것 같다”며 “신용대출이나 채권액이 많은 일부 채권단이 퇴출에 반대,막판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채권단간 협의가 필요한 기업에 대한 퇴출협의는 80%이상 서면결의가 끝난 상태”라며 “20%에 달하는 ‘회색기업(회생-퇴출 불투명)’에 대한 조율작업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일단 시중은행에서는 갑을 등 일부 워크아웃 기업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무역 등 일부업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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