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관 예상 거시지표]2001년 경제 전망 어둡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1 05:17

수정 2014.11.07 12:16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기관들이 내년도 주요거시경제 지표를 올해보다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6%내외,경상수지 흑자는 50억∼60억달러,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 등으로 전망된다.

유가 상승,국제시장에서의 반도체가격 하락,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 대외적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2차 기업-금융구조조정에 따른 시장 불안,물가 상승 압력,소비와 투자 부진 등 국내적 상황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재계와 금융계 등 각 경제주체들은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두운 경기전망=국내 기관보다 외국 기관들은 한국경제를 어둡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계 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까지 낮게 내다봤다.


미국계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의 경우 종전 경제성장률 6.5%,6.7%에서 1%포인트씩 낮춰 5.5%,5.7%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원유가 상승의 부담에다 금융기관들의 중견대기업 대출을 꺼려 설비투자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메릴린치는 한국경제가 외생 변수에 취약하다며 한국의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를 32억달러에서 적자 54억달러로 수정,발표했다.

국내 기관들의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일 국내경제 전망 세미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2%,경상수지 흑자 55억2000만달러,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로 각각 예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은행도 최근 GDP성장률 5.4%,5.9%,경상수지 흑자 68억달러,39억달러,소비자물가 상승률 3.7%,3.5%로 각각 전망해 올해보다 내년에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35% 이상에서 내년에는 15%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경기의 장기적 침체가 우려된다는 시각이다.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 금융연구원 정한영 박사는 “이같은 전망은 외생적 충격이 없는 기본전망모형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연평균 34달러 수준까지 급등한다면 GDP성장률은 5.4%까지 둔화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대우경제연구소 팽성일 박사도 “내년 한국경제는 조정국면의 장기화 우려가 크다”며 “지난 97년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은 오지 않더라도 정부와 기업,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총체적인 노력이 없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Fn가이드 리서치센터 소장인 배현기 박사는 “국내 금융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져야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자금경색으로 인한 통화긴축 가능성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물가안정·성장·경상수지 흑자라는 정책목표중 어디에 주안점을 둘 것인지 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가닥을 잡아줘야 시장의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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