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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일가 사재출자]˝서산농장도 담보 제공하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1 05:17

수정 2014.11.07 12:16


현대건설 1차 부도로 촉발된 현대건설 위기 상황 타개책으로 오너의 사재출자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정부가 1일 현대건설 오너의 경영권 박탈은 물론 법정관리 불사를 제기하면서 현대측의 입장도 다급해지기 시작했다.현대 관계자는 이날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구계획에 나서고 있으나 주가 수준이 바닥권이라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며 “서산 농장을 담보로 제공하는 안을 포함해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너 사재출자 규모와 외자유치가 관건=현대건설은 제3자 배정방식을 통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현대건설 유상증자 참여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지난 9월 인수한 현대건설 회사채의 출자전환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몰렸다.정몽헌 의장이 보유하고 있는 사재는 ▲현대건설 7.82% ▲현대상선 4.9% ▲현대전자 1.7% ▲현대종합상사 1.22% 등 보유 주식으로 현재 시가로 90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따라서 정 전 명예회장이 지난 9월 인수한 회사채 1700억원을 출자할 경우 최대 2600억원의 사재출자가 가능하다.

결국 사재 출자로도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며 단지 건설 유동성 위기에 오너가 자금확보에 최대한 노력하는 ‘성의표시용’이 될 공산이 크다.물론 이같은 사재 출자 결정은 3일로 예정된 정몽헌 의장의 귀국 후에나 분명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겉도는 자구계획=현대건설은 지난 8월 자구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연말까지 1조원의 부채를 줄이고 5000억원의 유동자금 확보를 포함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었다.그러나 증시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해 보유 유가증권 매각에 따른 자금조달이 원활치 못해 현대건설은 자금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지난달 말 현대건설 보유 중공업 지분 6.93%(약 526만7000주)를 1050억원에 중공업에 넘긴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자구계획안에 따르면 건설 보유 현대중공업 주식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2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그러나 교환사채 발행이 낮은 주가 수준 때문에 무산되면서 서둘러 중공업에 매각한 것이 당초 자금조달 규모의 절반에 그쳤다.현대아산 지분의 자동차에 매각해 850억원을 조달하고 현대건설 보증사채(BW) 자동차와 중공업 인수 방안도 양사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좌절되는 등 자구계획안은 당초 계획과 달리 원활하지 못한 입장이다.현대건설이 지난달 21일까지 자구계획을 통해 조성한 자금은 7005억원.그러나 자구계획으로 마련한 자금을 채권단이 바로 회수해가는 바람에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현대관계자의 볼멘소리다.

/ minch@fnnews.com 고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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