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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타는 구조조정]운명의 'D-1'은행권도 난기류



구조조정에 대해 보다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퇴출 대상 기업수가 늘어나고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은행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강경론으로 돌아선 부실기업 퇴출 작업과 함께 부실은행 정리작업도 강성으로 돌아서 은행권이 난기류에 휩싸였다.

특히 평화은행은 독자생존을 전제로 한 자구계획이 ‘불가’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또한 현대건설과 동아건설 위기에 발목이 잡힌 외환은행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 독자생존을 낙관하던 조흥은행 역시 ‘유탄’을 맞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뒤 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킬 은행도 한빛·광주·제주은행에다 1∼2개 은행이 추가돼 5개 은행으로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너에 몰린 평화은행=금융감독원은 평화은행의 ‘낙방’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카드사업 지분 85%를 SK에 팔아 3200억원을 조달하고,예금보험공사로부터 일부 출자를 받으면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게 평화은행의 주장. 평화은행 대주주인 노총은 이를 근거로 “평화은행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더라도 합병이나 감자는 절대 안된다”며 정부를 압박해 왔었다.

그러나 금감원과 은행경영평가위원회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4%대에 불과한 평화은행이 웬만한 자구노력으로는 정상화를 꾀할 수 없고,규모나 경쟁력을 보더라도 시장에서 독자생존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평화은행은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되며,SK는 신용카드업 진출 계획이 무산된다.

◇기로에 선 외환은행=경평위는 속속 확정되고 있는 퇴출기업 리스트를 신속히 넘겨 받아 이를 은행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퇴출판정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은행들의 추가부실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

이에 따라 독자생존을 강력히 주장해온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은 갑자기 비상이 걸렸다. 금융지주회사 편입이 확정적인 한빛·광주·제주은행은 부실이 더 늘어도 진로에 변화가 없다. 반면 조흥·외환은행은 추가부실 규모에 따라 졸지에 운명이 뒤바뀐다. 특히 외환은행은 현대건설과 동아건설에 물린 부실이 너무 많아 힘겹게 독자생존 요건을 갖춰 제출했던 경영정상화 계획에 펑크가 날 수밖에 없게 됐다. 경영여건이 좋은 조흥은행은 이보다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경평위는 일단 조흥과 외환은행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처리방향에 따라 최종 결과가 뒤바뀔 여지가 있다. 현대건설을 법정관리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돌릴 경우 외환은행 역시 막대한 추가부실 부담으로 인해 ‘독자생존 불가’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 kyk@fnnews.com 김영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