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로화 폭락에의 대응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2 05:17

수정 2014.11.07 12:15


최근 유로화가 급락하고 있다.유로화는 99년 1월 처음 출범한 이래 30% 가까이 하락했다.유로화 폭락의 원인은 미국 경제가 장기간 확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에 유로 지역 국가의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유로 지역의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미국과 유로 지역 성장률 격차가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유럽 각국의 정책에 대한 불신도 유로화 약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 경제에 대한 외국투자가들의 신뢰도가 높아 미국시장으로 자본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특히 미국은 대일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하여 일본의 엔화 강세를 방관하고 있는 반면에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강세 정책을 추구하고 있어 유로화가 더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미국은 경상 수지 적자가 매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지나치게 ‘강한 달러’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유로화 약세의 장기화는 우리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서 대EU 수출에 타격을 준다.EU는 우리나라 수출의 13.7%를 차지하고 있다.유료화 약세가 엔화 강세를 동반할 경우 일본 제품에 대한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 유지가 가능하여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약할 것이다.그러나 유로화와 엔화가 동시에 하락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이중의 타격을 입을 수가 있다.

특히 가격위주의 수출전략을 취하고 있는 섬유·화학제품·철강·모니터 및 타이어 제품은 유로화 약세로 수출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조선·반도체·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도 현재 가격 경쟁력은 있으나 유로화 추가 하락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전략적인 환위험관리가 필요하다.유로화 약세,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하여 무역업체들은 수입은 앞당기고 수출 계약은 지연시키는 전략을 활용하면서 결제 통화를 달러화 대신 유로화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유로화 약세로 유럽 경제는 수입 대체 전략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이 경우 수출만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 기업들은 현지 진출과 유럽 기업들과의 전략적인 제휴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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