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주택자금 대출 아직은 단기가 주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2 05:18

수정 2014.11.07 12:15


은행들마다 만기가 30∼50년에 이르는 초장기 주택자금대출 상품들을 앞다퉈 내놓았지만 실세 대출은 대부분 1∼3년짜리 단기 위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장단기 대출상품으로 구색을 갖췄으나 장기상품에 대한 인식부족에다 금리부담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이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지난 1일부터 기존 최장 30∼33년이던 주택자금대출의 만기를 50년으로 늘린 상품을 내놓고 시판에 들어가는 등 주택대출상품의 만기가 갈수록 장기화되고 있다.


이경재기업은행장은 “월세가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월세보다는 대출을 통한 내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50년 만기 대출상품을 만들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의 최영흥 가계금융팀 차장은 “장기대출에 대한 수요가 아직 크지 않지만 점차 선진국과 같이 주택자금대출을 통한 내집 마련이 정착해 나갈 것이란 전망을 기초로 초장기상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은행들은 30년까지 늘린 기존 대출상품도 수요가 많지 않아 당분간은 더 이상 만기를 더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


올들어 주택자금대출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10월말 현재 대출잔액이 1조2500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대부분이 1∼3년 만기 대출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만기가 길어질수록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30년 대출이나 100년 대출이나 월 상환금을 계산해보면 별 차이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선두주자격인 주택은행은 10월말 현재 주택자금대출 잔액 20조원 가운데 6200억원이 33년 만기로 비교적 장기대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나 더이상 만기를 늘릴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한빛은행은 주택자금대출의 최대 만기를 3년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 만기에 재갱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씨티 등 소매영업에 주력하는 외국계 은행들은 주택자금대출의 만기를 당분간 기존의 30년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이 은행들은 대출잔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대부분 1∼3년짜리 단기인 상태다.
반면 HSBC는 90%이상이 30년 대출이라고 밝혔다.HSBC 관계자는 “만기 장기화에 따른 가산 금리를 주지 않기 때문에 고객 대부분이 장기 위주로 돈을 빌려간다”고 밝혔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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