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흡한 경제자유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3 05:18

수정 2014.11.07 12:15


한국의 경제자유도는 조사대상 161국 가운데 29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매년 경제자유도를 조사 발표하고 있는 미국 헤리티지 재단과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한 분석 결과다.

경제자유도란 해당 국가에서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하는데 얼마나 자유롭고 편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자유도 산정에는 그 나라의 금융시장·자본이동과 외국인투자·재정상태·정부의 시장개입·무역정책·임금 및 물가·통화정책·지적재산권 보호정도·각종규제 그리고 암시장 등 10개분야의 50개 항목이 평가 대상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자유도가 지난해의 33위에서 올해 29위로 4단계 뛰어 오른 것은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외환위기 이후 늘어났던 시장개입이 감소하고 무역장벽이 다소 완화된 데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의 경쟁상대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각각 1,2위를 차지한 홍콩과 싱가포르는 항상 이런 종류의 조사에서는 상위를 차지하니까 제쳐두고라도 일본(14위)·대만(20위)은 물론 심지어 태국(27위)보다도 뒤처져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올해 29위는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전인 97년의 20위,그 전해의 27위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정부는 기회 있을때마다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이같은 다짐은 몇번이나 반복되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세계적 평가는 아직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 멀었음을 일러준다.

한국에 대한 국제적 평가는 대체로 이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9월 와튼계량경제연구소는 외채와 정부간섭때문에 우리나라의 국가위험도는 아시아 12개국 평균수준보다 높으며 관치경제는 중국보다 심하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는정부규제와 사회구조 부패도에서는 하위수준에 머물러있다고 평가했다. 스위스의 국제관리개발협회(IMD)는 한국의 경쟁력이 싱가포르(2위)·홍콩(14위)·대만(22위)에 뒤지는 28위로 지적했다.
독일의 국제투명성기구(TI)에 의하면 우리의 청렴도는 90개국중 48위에 그친다.

국제적 평가를 끌어올리고 대외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는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몫 챙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무엇하나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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