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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퇴출]은행들 엇갈리는 희비


부실기업 퇴출 명단이 발표되면서 은행들간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다수의 퇴출기업을 안고 있는 은행들의 경우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과 함께 부실채권 발생으로 인해 자칫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하락도 감수해야 할 처지다. 특히 현대건설이 고강도 자구계획을 전제로 한 ‘조건부 회생’으로 분류됨에 따라 관련 은행들도 일단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걱정은 덜었지만 자구계획이 어느 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는 미지수여서 부담이 크다.

현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걱정하는 시각이 많다. 외환은행은 동아건설의 퇴출로 593억원이 물렸고 현대건설에도 7000억원 정도의 여신이 있다. 동아건설에 대해서는 현재 20%정도의 대손충당금만 쌓아놓은 상태여서 추가 적립이 불가피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에 대해 신용공여로 1200억원 정도 나가 있고 담보를 감안했을 경우 현대건설이 퇴출된다 해도 700억원 정도만 있으면 된다”며 “동아건설과 현대건설 문제로 BIS비율이 0.3%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실적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영평가위원회에서는 외환은행이 6000억원 이상의 추가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다 현대건설 여신도 모두 ‘정상’으로 분류, 충당금을 전혀 쌓아놓지 않아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가장 많은 기업들을 보유한 한빛은행도 걱정이 태산이다. 고합에 2993억원의 대출이 있고 현재 20%정도의 대손충당금만을 쌓아놓은 상태. 한빛은행은 10%정도 대손충당금을 더 쌓는다는 방침이어서 898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다행히 정부에 요청한 3조7000억원의 공적자금에 손실금이 일부 포함돼 있지만 정부가 이를 100%받아들여줄지는 의문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회생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해 이들 기업들의 회생관리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서울은행도 굵직한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동아건설에 물린 자금이 만만치 않고 진도·조양상선 등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피한 기업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동아건설에 대해 30%정도의 충당금을 쌓았고 공적자금도 요청해 놓은 상태여서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조흥은행은 쌍용양회 등 대부분이 회생판정을 받았지만 동아건설과 현대건설에 자금이 물려있고 회생 기업들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이 불가피한 상태여서 심난하기는 마찬가지다.


반면 국민·신한·하나·한미은행 등 퇴출기업을 얼마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이번 퇴출작업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에 대해 물려있는 금액이 200억∼500억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데다 ‘조건부 회생’으로 가닥을 잡아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에서도 한숨돌릴 수 있게 됐기 때문.

제일은행은 아예 이번 기업 퇴출작업에서 빠져있어 다른 은행들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외국계은행이라는 특성과 함께 어차피 추가 손실이 난다해도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에 풋백옵션을 요구할 것이 뻔해 아예 이번 작업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