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11·3퇴출―금융시장 반응] ˝증시 일단 관망세˝

서정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1.03 05:18

수정 2014.11.07 12:14


예상밖의 고강도 퇴출기업 발표에 주식시장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과 관련 정부가 신규지원을 중단하며 ‘시한부 회생’쪽을 선택한 것에 대해 주식시장에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외국인 신뢰회복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이 최근 5일간 순매수를 하며 매수폭을 확대해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추진 기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의 순매수로 지수도 4일째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부실기업 퇴출에도 불구 자금시장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3년만기 회사채금리가 0.01%오른 수준으로 마감했다. 외환시장도 평소보다 안정적인 모습들을 보이며 미 달러화 대한 원화 환율이 0.6원 하락한 1132.9원으로 마쳤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장기적인 전망과 관련 정부의 부실기업 퇴출발표가 금융권의 추가부실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외국인의 신뢰회복을 가져와 주식시장에 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 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얘기했다. 연말 회사채의 만기와 미국증시 불안정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국계증권사들은 퇴출기업 발표는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향후 정부의 실천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향후 처리여부가 주식시장의 상승추세를 가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 문제가 일단 신규여신 중단 등 시한부 회생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구체적 방법이 남아있어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중요한 것은 현대건설의 자구계획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느냐와 기업퇴출의 충격에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얼마나 빨리 안정을 찾아가느냐가 주식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시장관계자 반응=“현대건설문제는 예상보다 고강도여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경제 전반적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개선되어야만 추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다.”

시황전문가들은 이번 퇴출기업 발표에 일단 환영하면서도 상승폭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퇴출기업 발표에 대한 뉴스효과는 이미 반영됐고 오히려 이를 계기로 금융권 구조조정이나 실물경제가 얼마나 개선되느냐가 주식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일단 시장은 안정적으로 될 수 있지만 현대건설 문제가 미진하게 남아있어 상승추세 전환을 점치기엔 이른감이 있다”며 “위기는 넘겼지만 완전한 해결을 보지 못 한것에 대해 시장은 개운치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발표의 긍적적인 효과라면 살생부에서 빠진 기업들의 주가 제자리 찾아가기가 예상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퇴출기업 발표에 대해 조용찬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추가적인 주가상승의 모멘텀은 경제 제반 변수가 좋아져야 하며 단기적으로 개별 종목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성만 삼성증권 지점장은 “현대건설이 비교적 강경하게 처리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부담요인이 될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다는 데 큰 의미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퇴출기업 발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응은 다소 긍정적이었다. LG증권의 M모 고객은 “이번 퇴출기업 발표 수준를 통해 정부의 의지가 구체화 됐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며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시장이 안정을 찾아 상승세를 이어가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 반응=“예상보다는 처리수위가 낮은 것같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구조조정은 지금부터다. 계속 지켜보겠다.”

이정자 HSBC증권 지점장은 “지난 4∼9월까지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돼 이번에는 뭔가 제대로 되겠구나 하는 기대를 주초반에 갖게 했지만 예상보다 강도가 약해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며 “이러한 실망감으로 시장은 한차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창희 다이와 증권 부장은 “일단은 시장이 보여주는 것처럼 큰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현대건설은 ‘시한부 회생’이라는 어정쩡한 처리로 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이며 단기적으로 금융권에 추가충당금 적립이 부담스럽지만 기업의 불확실성이 제거됨으로써 수 많은 저평가 기업들이 제대로된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부장은 국내 경기나 국제적인 요인 등 경제 전체적인 환경이 주가의 흐름을 결정지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식시장은 이같은 투자자들의 생각을 반영하듯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소폭 상승세로 마감됐다.

/ hwani9@fnnews.com 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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